[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꽃세자 계보, 내심 욕심났죠."
'슈룹'이 김혜수 드라마인줄 알았더니, 루키들을 대거 발견한 '숨은 보석상자'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자 문상민이 있다. 김혜수의 든든한 아들이자, 영특하고 비범한 세자였고, 여심을 흔든 멜로 기대주로 눈도장을 찍었다.
문상민은 지난 4일 종영한 tvN 드라마 '슈룹'(연출 김형식, 극본 박바라)에서 성남대군 역을 맡아 성공적인 사극 신고식을 마쳤다.
문상민은 "드라마 종영에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이 든다. 시청자들이 '슈룹'과 성남대군을 너무 좋아해줬다"라며 "이런 현장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슈룹'을 만나게 되서 감사하다"고 작품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슈룹'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문상민은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성남대군이죠?'라며 알아본다. TV에서 한 첫 드라마작이라, 할머니와 할아버지 연락을 받았다. '지인들도 다 보고 있다. 자랑스럽다'길래 너무 뿌듯했다"고 수줍게 미소 지었다.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로, 김혜수가 중전 화령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많은 왕자들 사이에서도 문상민이 연기한 성남대군은 단연 돋보였다. 성남대군은 화령의 네 아들 중 하나로, 세자(배인혁 분)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그 뒤를 이어 세자가 되는 인물이다. 문상민은 시크하고 무뚝뚝하지만 속깊고 현명한 세자를 소화하며 톡톡히 눈도장을 찍었다.
문상민은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성남대군에 낙점됐다. 그는 "다른 왕자들을 다 열어놓고 오디션을 봤는데, 무슨 역할이 될지 몰랐다. 제 원픽은 성남대군이었다"고 웃었다.
"성남대군의 매력은 예측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데 있어요. 어머니에게 자기 소신을 이야기 하는 인물이기도 해요.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제게 '시니컬하면서도 슬픈 눈망울이 있다'고 했는데, 성남대군의 양면성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문상민에게 '슈룹'은 첫 사극 도전작에서, 비중이 높고 이야기 전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성남대군을 맡았다. 그는 "긴 호흡의 작품에 비중도 높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과 두려움도 있었다"라며 "그럴 수록 대본을 더 많이 보고, 성남대군을 상상했다"고 말했다.
문상민은 성남대군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김혜수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사극이 처음이라 환경 적응을 위해 많은 연습을 했어요. 붓을 잡고 서책을 보고, 한자도 이해하려고 했어요. 디테일한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가장 크게 도움을 준 건 김혜수 선배님이셨어요. '성남은 이런 아이야'라고 하는게 아니라, '성남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많이 물어봐줬고, 또 의논을 많이 했어요. 사극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선배님들의 연기에 제가 녹아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됐어요. 성남으로 몰입할 수 있었죠. 선배님들과 호흡을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흥미로워지기 시작했어요. 김혜수 선배님이 '세자야, 이제 연기하는게 재미있지?'라고 물어봐줬는데, 그게 참 와닿았고 감사했어요."
성남대군은 캐릭터 변화가 컸던 인물이기도 하다. 형인 세자(배인혁 분)의 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궁에서 늘 있는 듯 없는 듯 행동하는 인물로, 세자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며 치열한 경합을 통해 세자가 된다. 심지가 굳고 비범한 인물로, 시크하고 무뚝뚝 해보이지만 따뜻한 면모가 있는 인물이다.
극의 흐름상 '어차피 세자는 성남대군'이었지만 그는 "우여곡절이 맣았기 때문에, 대본을 알고 있어도 몰입이 많이 됐다"라며 "'왕세자가 되어야지' 하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성남댇군에 동호됐다.어느 순간부터는 칼싸움을 한다든지, 말타고 질주를 하는 것들이 무섭지가 않더라"고 떠올렸다.
세자가 된 뒤 달라진 자세, 그리고 감정 변화에도 공을 들였다.
"실제로 차분하고 강단있는 성남이가 되려고 했어요. 옷을 입으면 가슴이 올라가고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게 됐죠. 촬영 때 힘을 주고 있어서 몸이 아플 정도였어요. 세자가 되기 전후로 나뉘어 변화 되는 것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세자가 되고 나서는 감정을 누르지만 강단있는, 대비마마를 대할 때도 침착하지만 뼈는 있게 이야기 해요. 그런 변화에서 오는 느낌이 달라졌어요."
세자의 멜로도 빼놓을 수 없다. 세자빈이 된 청하(오예주 분)와의 첫만남부터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드는 궁궐 부부 생활까지, 풋풋하면서도 설렘 가득한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문상민은 "눈빛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는데 '멜로눈빛'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성남이 모든 것을 능수능란하게 하지만, 청하 앞에서는 어정쩡해지는 모습에서 차별화를 두려고 했어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순정적이고 풀어지는 모습을 통해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오예지 배우보다 제가 오빠라, 현장에서는 편하게 장난도 치고 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졌고 자연스러운 케미가 나올 수 있었죠.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케미를 좋아해주셔서 뿌듯해요."
문상민은 '슈룹'을 하면서 '사기캐'라는 별명을 얻었다.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성남대군처럼, 문상민 역시 그랬다. 훈훈한 비주얼과 피지컬, 안정적인 발성과 연기력까지 갖추면서 '사기캐' 배우로 새로운 스타탄생을 알린 것.
문상민은 "사기캐라는 반응이 너무 힘이 됐다. 성남이 시청자들에게 설득이 되고 있구나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꽃세자 계보'에 대해서도 "내심 '꽃세자 계보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기대는 하고 있었다. 분장팀도, 의상팀도 신경을 세세하게 신경을 많이 써줬다. 퍼스널 컬러도 찾아 무예복까지 무채색으로 맞췄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꽃세자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함께 하는 스태프들에 공을 돌렸지만, 문상민의 연기 투혼은 성남대군을 완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문상민은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가 장검에 맞아 눈 아래 3㎝ 정도를 봉합해야 하는 상처를 입었지만, 다친 와중에도 촬영에 임하며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뒤늦게 전해진 안면부상 소식에 팬들의 걱정을 샀던 그는 "안면부상은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라며 "액션이 위험한 것을 인지하고 정말 많이 연습했다. 다칠 수 있는 신이라 더 열심히 했고 무술팀 액션팀하고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그것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2000년생인 문상민은 2019년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얼굴을 알렸으며, 2021년 넷플릭스 '마이네임', 그리고 올해 '슈룹' 성남대군 이강 역으로 바쁘게 달려왔다. '슈룹' 최대 수혜자로 불리는 문상민은 수많은 작품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문상민은 "'슈룹'은 제게 자신감을 심어준 작품이다. 제 20대에 '슈룹'을 만나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재미도 커졌다. 그는 "'슈룹' 촬영이 끝난지 2주도 안 됐는데 빨리 다른 작품을 만나고 싶다. 촬영장의 좋은 에너지를 받고 싶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안정감 있는 배우,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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