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여장을 하는 왕자'. 파격 변신에 놀랐고, '여자보다 예쁜' 미모에 놀랐다. '슈룹' 유선호가 강렬한 존재감으로 안방을 뒤흔들었다.
유선호는 지난 4일 종영한 tvN 드라마 '슈룹'(연출 김형식, 극본 박바라)에서 계성대군 역을 맡아 성공적인 사극 신고식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14일, '슈룹'에 승선했던 날짜를 정확히 기억한 유선호는 1년을 꼬박 계성대군으로 살았다. 유선호는 "촬영 준비 과정부터 1년이 걸렸다. 배우, 스태프 모두 정이 많이 들었고, 애정이 너무 큰 작품"이라고 말했다.
유선호는 '슈룹'의 시간들이 아쉬워, 차마 본방송을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제가 나온 부분만 모니터링을 했다. 2,3화는 눈을 가리고 봤다. 너무 소중해서 지금 당장은 못 보겠더라"고 엉뚱한 면모를 드러냈다. '작별 인사'를 하기 싫을 만큼 소중했고, 애틋한 작품이라고.
유선호가 맡은 '계성 대군'은 수려한 외모는 물론 서예와 그림, 가야금 등에도 능한 인물로 골칫덩어리인 왕자들사이 어머니에게 한 줄기 빛이 돼 주는 존재다. 훈남 왕자지만 비밀을 품고 있었다. "껍데기만 남자일 뿐 속에 여인을 품었다"는 황귀인(옥자연)의 고발처럼, 조선 시대 궁궐에서 허락받지 못할 성 정체성을 지닌 인물이었던 것.
'슈룹' 오디션을 봤다는 그는 "많은 왕자들 중에서도 제 원픽은 계성대군이었다. 계성대군 말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계성대군의 성 정체성을 몰랐지만, 섬세한 감정선을 지닌 인물이라 끌렸다고. 그는 "감독님이 손을 예쁘게 봐준 것 같다"고 웃었다.
'여장 남자'라는 비밀을 품은 계성대군을 소화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는 "최대한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다큐멘터리와 영화, 책을 찾아봤다"고 했다. 비주얼도 중요했다. 머리카락을 기르고, 일부러 운동도 멈췄다.
"운동이 유일한 낙인데, 테스트 촬영을 갔더니 몸이 커보이더라구요. 감독님한테 '근육 좀 뺄까요' 해서 운동을 안 했어요. 난생 처음 제 돈 주고 스킨, 로션, 수분크림도 샀고 김혜수 선생님은 제게 아이크림을 선물로 주셨어요. 사실 촬영 중반 물에 들어가는 신을 보면 계성 몸이 좋은데, 그 때는 운동을 했어요. '계성대군도 몸이 좋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스스로도 편견에 갇혀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얀 분가루와 입에 찍은 연지 등 화장을 한 여인으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강렬했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계성대군의 서사에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미모'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그는 "촬영장에서 감독님이 너무 예쁘다고 칭찬했고, 시사회에서도 다들 '너무 예쁘다'고 했다. '공주'라는 애칭이 마음에 들었다"고 웃었다.
계성대군은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김혜수와 연기를 하며 그 마음을 온전히 느낀 탓에,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캐릭터에 몰입을 많이 했고, 여운이 오래 갔어요. 초상화를 펼쳐보고 웃다가 눈물 맺히는 장면에선, 실제 제 감정이 그랬어요. 일부러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그림을 안 봤는데, 초상화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죠. 김혜수 선배님이 제게 비녀를 줄 때도 그렇고, 태어나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어요. 김혜수 선배님이 '니가 한 것이 진짜 연기다'고 했는데, 집에 가서도 괜히 혼자 울컥했어요."
현장에서 살뜰하게 챙겨준 김혜수에 대해 "제 인생의 스승님"이라며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정말 많이 챙겨줬어요. 첫 촬영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제겐 까마득한 선배님이라 어렵고, 사극도 처음이라 어렵고 긴장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먼저 와서 '드라마 봤다'며 먼저 말을 걸어주셨어요. 좋은 이야기, 제 장점도 많이 이야기 해주셨고, 지금까지도 너무 잘 챙겨주세요.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인데 같이 호흡을 나눴으니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슈룹'으로 눈도장을 찍은 유선호는 예능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유선호는 큐브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을 거쳐 2017년 방송된 Mnet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연기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1박2일'로 예능 새내기가 된 그는 계성대군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최근 극비리에 첫 촬영을 마친 유선호는 "'1박2일'은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긴장도 하고 걱정도 했다. 저답게 잘한 것 같다. 형들이 너무 반겨주고 예뻐해줬다. 다정하고 스윗했다. 그래서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평소 유선호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허당기도 많고, 애늙은이 같은 모습도 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맛있는 것을 못 먹을까봐 걱정도 된다"라며 "'1박2일'을 통해 여행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게임도 하는 것이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라고 웃었다.
유선호는 "저를 거짓없이 보여주고 싶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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