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정성화가 안중근 의사로 돌아왔다. 이미 뮤지컬 무대에서 안중근 의사로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정성화는 영화 '영웅' 속에도 진정성 넘치는 열연과 노래로 민족의 자긍심을 끌어올린다.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정성화는 2009년부터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영화 '영웅'에서도 안중근 의사로 분해 뮤지컬 무대를 잇는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이에 정성화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자긍심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온 것에 대해 "무게감이 상당하다. 심해지면 심해졌지 결코 만만해지지 않는다"라며 "공연을 오래 하다 보면 노하우가 생기고 '이렇게 하면 돼'라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데 안중근 의사는 그렇지 않더라. 매번 도전적이고,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담이 있다. 그래서 공연을 하기 전 한숨 세 번 쉬고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웅'이 영화화가 된다고 하니 기뻤다"라고 밝힌 그는 "윤제균 감독님이 '우리 민족에게 부채 의식을 주기 충분하다. 저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관객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처음엔 '멋지다', '영화가 되니까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다면 도움을 드려야지 생각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안중근 역으로 출연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영화배우들 중 노래 잘하는 분들이 많고, 뮤지컬 배우를 하다가 영화로 잘 되는 배우들도 많지 않나. 내심 약간의 기대감은 있었지만 처음엔 6, 7% 정도에 불과했다"라고 처음 '영웅'의 영화화를 들었을 때는 자신이 주연을 맡을거라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제안이 오자 엄청난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무섭고 두려웠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영화에서 조연, 단역을 했지만 이렇게 주연이 되는 건 제작사의 입장에서 리스크가 있을거다"라며 "하지만 저는 한가지만 생각했다. 주어진 것을 최선 다해서 한 발 한 발 가면 뒤돌아봤을 때 좋은 작품이 되어 있을거라 생각하고 많은 소통을 했다"라고 마음을 다잡고 연기와 노래를 했다고 밝혔다.
호흡이 살아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라이브에 도전했고, 연기적으로도 오바스럽지 않게 연기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제가 세게 연기를 하면 감독님이 절제가 필요하다고 알려주셨다"라며 "예를 들어 검사와의 대화가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힘있게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아무런 힘도 주지 말고 눈도 깜빡이지 말고 하라고 하셨다. 모니터를 했더니 그게 맞더라. 뮤지컬에서는 '동양평화'라는 넘버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빠지고, 말로서 표현을 한다. 이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노래가 적절하게 나와야 하는 시점이 있는데 그것이 과하면 보시는 분들이 지친다. 그것을 대사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노력한 바를 전했다.
마음을 열고 배우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이상적인 부분을 선택하는 윤제균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 정성화는 "마지막 '장부가'는 테이크를 13번이나 갔다. 원테이크였는데 '배고프다', '힘들다'는 생각을 초월할 정도로 가장 힘들었다. 중간에 잘못 부르면 다시 해야 해서 그 때는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수많은 이들이 함께 부른 '그날을 기약하며'는 시간이 되는 뮤지컬 배우, 전공자들 200여명이 함께 했다고. 정성화는 "그 친구들이 뒤에서 노래를 하는데 등골이 쭈뼛 서더라. 너무 좋았고 감사했다"라며 "뮤지컬 배우들과 뮤지컬 산업이 다 잘 되길 바란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기일전해서 했다. 단지 동맹 때도 뮤지컬 배우들이 해줬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안중근 역을 위해 86kg에서 72kg까지 14kg 정도 체중을 감량했다는 정성화는 라트비아에서 찍은 추격전에 대해 "살면서 전력질주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운동 선수처럼 전반, 후반 다 뛰고 한 게임 더 뛰려니 근육 경련이 오더라. 동지 4인이 다 절뚝거렸다"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그는 안중근 의사의 문인적인 부분에 주목했다고. 그는 "학교를 설립할 정도로 교육에 힘을 썼고, 빚을 탕감하기 위해 국채보상 운동을 했다. 이토를 저격하고 나서 감옥에서 쓴 저서를 보면 지식, 철학적 수준이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이런 분의 애티튜드가 관건이었다. 무술에 능하고 사냥, 사격도 잘하는 분이지만, 이 분의 성격 자체가 과격하거나 우악스럽지 않았다. 평소에 차분하고 위기가 닥칠 때 냉철해지고, 때로는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 그런 부분들을 녹여내려 했다"라고 이번 '영웅'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정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 "한·일 사이 정치적인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문구가 언젠가 사라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라며 "그 분의 정신과 철학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하나로 더 단단하게 뭉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영웅'을 통해 뮤지컬 영화 시장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큰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그렇기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는 그다. 정성화는 "뮤지컬 영화는 그간 있었지만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은 처음이다. '캣츠',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등 외국처럼 우리도 해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외국 작품을 만든 분들이 '한국도 잘하는구나. 발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으로 하나의 영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모든 것이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감사하다"라며 "주인공이 될 자격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열심히 살다 보면 그런 것이 주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출발점에 섰고, 지난 삶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웅'의 의미에 대해 "안중근 의사가 우리 대한민국의 자긍심인 것처럼 '영웅'이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의 첫 장을 열었으니 뮤지컬 영화의 자긍심이 되면 좋겠다"는 남다른 바람을 고백했다.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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