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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더 글로리'(배역들의 Glory)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더 글로리' 파트2가 넷플릭스에 공개됨과 동시에 휘몰아치는 복수극 속도에 맞춰 9~16편까지 총 8편을 한 영화처럼 한 숨에 몰아보게 된다.

짜임새 있는 극본을 보면서 김은숙 작가의 범접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와, 복수극임에도 불구하고 유머와 오글거리는 러브라인까지 세 가지의 장르를 함께 보는 듯 했다. 시청자들은 단어 하나, 표현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한 창작의 고통과 영광을 드라마 시청하는 내내 느낄 수 있다.

'더 글로리' 파트2 [사진=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2 [사진=넷플릭스]

많은 대사에 비속어, 은어들이 사용되었지만 정확하게 영어로 번역이 안 되는 부분들이 늘 안타깝다. 또한 김은숙 특유의 말장난, "여보세요(What's up?)" "네 니 여보세요.(It's your man.)" "당황했죠? 당연했죠!" "내 뒷조사 했네(you've done some research.)" "니 년이 한건 앞조사고(you're the one to talk.)" "아가리 리벤지(with bullshit)" "내가 입술 끝에 정을 뒀네(Cause we're friends, I stopped myself.)"처럼 대부분의 대사들은 의미 전달에만 급급해 우리가 즐길 수 있는 한국어 대사의 영광(glory)이 영어 자막에는 없다는 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등장인물의 패션은 그들의 한결 같은 캐릭터와 같이 파트1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연진(임지연 분)은 주로 트위트 재킷(tweet jacket)을 입고 등장하다가도 화려한 문양의 카디건, 목에 시선을 사로잡는 액세서리, 가죽 스커트에 복잡한 체인 장식 등 액세서리 크기가 대담한 플램보이언트 스타일(Flamboyant Style)을 연출하였다. flamboyant는 화려한, 대담한 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사라(김히어라 분)의 의상은 E Girl Style을 일상복으로 자주 연출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특히 TikTok과 Instagram에서 시작된 패션 트렌드로 'e-girl'이라는 용어는 'electronic girl'의 줄임말. 고스(goth)의 검은 의상과 펑크(punk) 패션의 요소를 통합한 패션으로 주로 머리를 염색한 것이 특징이며 오버사이즈 티셔츠, 푸퍼 자켓, 플랫폼 스니커즈 등의 다소 과감한 의상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하도영(정성일 분)의 의상은 한마디로 댄디 스타일(Dandy Style)이다. 18세기와 19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시작된 댄디는 본래 외모와 패션 감각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세련된 취향과 매너로 유명한 남자를 일컫는 용어였다. 시대를 흐름을 타면서 양복 조끼, 바지 등 맞춤화된 스타일 넥타이, 포켓 스퀘어(pocket square) 같은 액세서리까지 세련미, 우아함, 대담한 색상, 의외의 패턴, 독특한 액세서리까지 사용하는 남성의 다소 고급스러운 꾸안꾸 룩에 해당한다. 배우 정성일은 중후한 멋과 함께 댄디(Dandy) 룩을 완벽하게 소화한 대디(daddy)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박연진의 flamboyant한 연기력, 이사라의 펑크한 대사, 몽환적 연기, 만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댄디 스타일의 대디 하도영, 누가 신스틸러인지 모를 정도로 신들린 이들의 연기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진정한 영광(glory)의 주인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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