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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엄정화, '이 사람 뭐지?' 할 정도로 대단, 큰 힘 가졌다"


(인터뷰)김대진 감독, JTBC '닥터 차정숙'으로 시청률+화제성 다 잡고 유종의미
"불륜은 차정숙의 성장 위한 장애물 중 하나일 뿐, 유쾌함 전하고 싶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닥터 차정숙' 김대진 감독이 떠올린 엄정화는 "큰 힘이 있는 배우이자 대단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엄정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닥터 차정숙'이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살아있는 이 순간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 차정숙(엄정화 분)의 성장은 진한 울림을 남겼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전국 18.5% 수도권 19.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타깃2049 시청률 역시 6.7%로 전 채널 1위를 수성하며 호평 속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대진 감독이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강엔터테인먼트]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전업주부 차정숙의 다이내믹한 인생 봉합기를 그리며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며느리, 그리고 엄마였던 차정숙은 생사의 갈림길을 지나고서야 진정한 '나'를 찾아 나서게 됐다. 이 같은 이야기는 세상 모든 '차정숙'들을 소환하며 공감 이상의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 등 배우들의 열연도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얻었다.

이에 김대진 감독은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훌륭하게 이끈 엄정화의 대단한 저력을 극찬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 차정숙의 딸 역할을 맡은 이서연 배우가 엄정화 배우가 안아주고 나서야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모두가 현장에서 감동해 '마더 테레사냐'며 많이 울었다. 이서연 배우가 아역을 하다가 연기를 멈추고 대학을 갔다. 사회복지학과를 수시로 들어갔고,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과외 알바도 하면서 오디션을 봤는데 제가 바라던 이랑이었다. 얘기하면 할수록 탐이 났다. 하지만 성인 연기를 해야 하는데 아역으로 교복을 입히는 것이 아니다 싶어서 3시간 동안 '다음 드라마에서 성인 연기자로 만나면 어떻겠냐'라고 설득을 했다. 그런데도 '안 뽑아주면 다른 드라마 오디션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럴 거면 나랑 하자'라고 해서 같이 하게 됐다. 예전에 사극을 하는데 촬영 때 못 울었던 것에 트라우마가 남아 있더라. 말을 하지 않아도 '닥터 차정숙' 속 그 장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서로 다 안다. 다들 이타적인 선배들이라 이랑이 먼저 찍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더 부담을 가졌을 것 같다. 물론 이랑이가 자존심이 센 아이라 인호가 혼을 냈을 때 지기 싫어서 눈물을 참을 애다. 그래서 '눈물 흘리지 않아도 충분하니까 편하게 가자'라고 했다. 첫 번째는 실패했고 두 번째엔 눈물을 글썽였다. 그래서 그때 오케이를 했는데 엄정화 배우가 '한 번 더 한다고 해'라고 하더라. 또 못하면 피해를 줄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이 말에 용기를 내서 했는데 안 됐다. 그래서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제 눈에 엄정화 배우가 이서연 배우를 안아주며 등을 쓰다듬어주고 있고, 스태프들이 다 쳐다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더라. 그러고 나서 촬영에 성공했다. 드라마 끝날 때까지 가장 크게 오케이를 외쳤던 신이다. 이서연 배우는 다른 드라마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데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를 극복했던 촬영이라 의미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 엄정화 배우가 가진 힘이 큰 것 같다.

"그런 큰 힘이 있는 배우다. 그 힘 덕분에 연기와 노래로 전 국민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력이 있다. 차정숙은 극 속에서 모든 사람과 붙어야 해서 관계성이 많다. 환자로 출연하는 배우들과도 다 붙는다. 고정 캐스트는 합을 많이 맞췄으니 괜찮을 수 있는데 조, 단역은 힘들다. 그분들에게 '엄정화 배우 눈만 보면서 긴장 풀어라', '걱정하지 마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회에 백주희 배우와 벤치에 앉아서 하는 얘기가 슬픈데, 두 사람이 진짜 친구 같다. 백주희 배우도 '정화 선배님을 보면 눈물이 난다'라고 하더라. 주변에서 그 감정을 받아서 따라가게 되더라. 그래서 엄정화 배우가 나오는 신은 걱정을 한 적이 없다."

엄정화가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사진=JTBC]

- 또 다른 일화가 있다면?

"드라마 속 택시기사가 주목을 받는데, 엄정화 배우가 '택시 기사님이 조명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하더라. '이 사람은 뭐지' 싶더라. 얘기를 들어보니 촬영을 할 때 그분과 대화를 좀 나눴더라. 딕션이 성우 같아서 물어보니 '성우를 하다가 연기에 도전을 하는데 이게 첫 촬영이었다'라고 했다더라. 대전에서 두 번에 나눠서 촬영했다. 엄정화 누나가 '처음 연기를 하는데 이렇게 이슈가 되니까 얼마나 좋겠어?'라고 하더라. 그렇게 타인에 대한 관심이 크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들 엄정화에 대해 칭찬을 하고, 그가 연기한 차정숙에 공감한 것이 아닌가 싶다."

- '닥터 차정숙'이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잘 넘어가는 장점이 있다. 엄정화를 비롯해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도 있다. 답답했던 코로나19도 그렇고 출산률은 낮아지고 이혼률은 높아지는 이 상황 속에 시청자들이 머리를 쓰고 힘을 주는 드라마보다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보는 드라마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소파에 기대 있다가 웃으면서 일어나게 되는 드라마로 봐준다면 망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또 작가님 심성이 곱다. 막 자극적으로 밀어붙이면 시청률은 따라오게 되겠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부부의 세계' 모완일을 이길 수는 없다.(웃음) 우리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고 싶었다. 가족들과 분리되고 남편을 넘어서서 꿈을 이루고 정체성을 찾는 과정 중 겪는 장애물 중 하나일 뿐이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었다. 불편한 부분을 불편하지 않게 최대한 유쾌하게 가자는 것이 목표였다."

- 그런 점에서 김병철 배우가 인호를 밉지 않게 잘 표현한 것 같다.

"정말 연구를 많이 하는 배우다. 우리가 생각한 것들이 불쾌하지 않게 잘 조절해서 연기해줬다. 작가님 역시 애를 많이 쓰셨다."

배우 김병철-엄정화-명세빈-민우혁이 13일 오후 강남구 역삼동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JTBC 새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사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정숙과 로이(민우혁 분)의 로맨스를 더 부각했을 텐데, 이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 결말도 각자의 삶을 찾아간다.

"이 드라마가 하는 얘기는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코드다. 하지만 그대로만 가면 늘 보아온 연속극이 된다. '이렇게 되겠지' 하는 걸 다르게 가야지 생명력이 생기고 배우들도 연기를 할 수 있다.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하게 섞다 보니 사이다가 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럴 수는 없다. 사이다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고구마 구간을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있어야 정숙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것이 실현된다. 로맨스도 물론 중요한 흥행 공식이다. 그래서 키다리 아저씨를 세우되 이뤄지지는 않는다. 로이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해외로 가 좋은 부모를 만나 모든 것을 갖췄다. 그리고 차정숙을 만나 '가족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라며 가족의 마음을 알게 되고 치유를 한다. 로이 역시 결말에서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새로운 연인을 만난 것으로 그렸다. 배우는 정숙이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 아쉽다고 했지만, 그래도 본인 스타일이 있다 보니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 tvN '댄스가수 유랑단'도 연달아 방송되고 있다. 김태호 PD와는 같은 학교, 또 MBC 출신이라는 인연이 있는데 모니터를 했나.

"안 볼 수가 없더라. 드라마 후반 작업이 5월 중에 끝이 났다. 제 안에서는 정리가 안 된 상태였다 보니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엄정화를 보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더라. 게다가 정화 누나가 고대 축제까지 갔다. 행복함에 텐션이 많이 올라갔더라. 김태호 PD는 학교 1년 후배이기도 한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고대 출신 PD 둘과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 그래서 카톡을 보내기도 했다. 관중석에서 떼창을 하면서 차정숙을 외치니까 정화 누나가 글썽하더라. 그러면서 무대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며 즐기고 있더라. 제가 학교를 다닐 때 축제의 최고 가수가 엄정화였는데, 그런 엄정화와 같이 작업을 했다는 것이 이상한 느낌이었다. 배우와 가수로 최고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오래오래 하라고, 누나 같은 사람이 오래 해야 후배들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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