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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안효섭 "'사내맞선' 자신감·'낭만닥터3' 낙천적 변화 얻었다"


(인터뷰)배우 안효섭,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시헌·연준 1인2역 변신
"신뢰로 쌓아야 하는 사랑,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시헌이 같은 사랑 있었으면"
"매너 좋고 어른 같은 전여빈…절친 로운과 동성애 연기, 출연 고마웠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하루 반나절 진행되는 인터뷰, 많은 기자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지칠 법도 한데 배우 안효섭은 "인터뷰마다 되도록 다른 표현을 하려 노력한다"라고 자신만의 인터뷰 룰을 밝혔다. 물론 매 타임 나오는 기본적인 질문은 대부분 비슷하다 보니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대답의 방향은 결이 같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임하는 배우가 열린 마음으로 매 순간 성실히 대답해준다면, 인터뷰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모든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성장하는 연기로 기대에 부응하는 안효섭의 기본적인 성실함이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왜 그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대세’ 배우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순간이다.

배우 안효섭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연출 김진원, 극본 최효비/원작 '상견니')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민주(전여빈 분)가 되어 남자친구 연준(안효섭 분)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로, 가가연과 허광한, 시백우 주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상견니'는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한국에서도 '상친자'('상견니'에 미친자들) 열풍과 함께 큰 사랑을 얻었다. 이 같은 '상견니'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총 12부작으로 지난 8일 전 세계에 공개됐다.

안효섭은 극 중 시헌과 연준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력으로 다층적인 감정선을 탁월하게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었다. 이에 안효섭은 18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사랑, 작품을 통해 얻은 것, 그리고 절친인 로운과의 연기 호흡 등을 밝혔다.

- 시헌의 순애보가 와닿았다고 했는데, 특히 애틋하거나 연민이 느껴진 장면은?

"40대 시헌이가 버스 뒷자리에서 준희를 바라본다. 모두를 살리기 위해, 또 사랑을 지키기 위해 다가서지 못한다. 좋아는 하지만 좋아하면 안 될 것 같은, 좋아해도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고 바라보는 부분이 공감됐다."

- 말한 것처럼 각 인물의 상황이 복잡한 부분이 많다. 이해를 못 했다고 하는 시청자들도 있는데 스스로는 언제 다 이해를 했나.

"저도 이해를 했다가 또 까먹더라.(웃음) 현장에서 정말 얘기를 많이 나눴다. 계속 물어보다 보니 감독님은 얘기하는 입장에서 머리가 터질 정도였다.(웃음) 강훈이 형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전여빈 누나와 머리싸움을 했다. 이해하고 까먹고 또 이해하고 그런 것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공항 신이 그랬다. 평행 세계 같은 건데 어렵더라. 우리 의도대로 만들어놨지만 시청자들이 이해가 안 되면 우리만의 환희가 되니까 최대한 친절하게 같이 공감하게 만들어보자고 했다. 되게 미묘한 감정, 표정 하나하나를 다 고민했다."

배우 안효섭과 전여빈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사실 시헌도, 인규도 '사랑에 미친 자'라고 해도 될 정도로 사랑에 인생을 바치는데, 시헌의 사랑 방식을 인간 안효섭은 얼마나 이해하나.

"그 사랑을 믿고 싶었다. 인간 안효섭에게는 오지 않았는데, 시헌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 애틋하고 아련하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사랑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사랑은 이기적이어도 안 되고 이타적이어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 올려야 한다. 사랑은 찾아오는 거라고들 하는데, 저는 악기를 배우는 것처럼 사랑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헌의 사랑은 낭만적이지만 어떻게 보면 불균형한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하다."

- 혹시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관을 비롯해 달라진 점이 있나?

"작품을 하다 보면 미묘하게 달라져 있다. SBS '사내맞선' 후에는 자신감이 붙었다. 인기 때문이 아니라 말하는 스텐스가 확신에 차 있다. SBS '낭만닥터' 시리즈 이후에는 시니컬했던 우진이 변하듯이 저도 낙천적으로 변했다. 그런 변화는 나중에 느끼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 내가 시헌이처럼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위해 삶을 포기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런 사랑이 있었으면 좋겠다."

- 그렇다면 만약 극에서처럼 친구와 한 여자를 동시에 좋아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은가.

"사랑과 우정 중 뭘 선택하냐는 질문인데, 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쌓이면 그 감정이 커지는데, 그것이 얼마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친구가 좋아하는 상대를 뒤늦게 사랑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너의 시간 속으로' 안효섭과 전여빈이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전여빈 배우와는 긴 시간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굉장히 매너가 좋다. 어른 같다. 많이 챙겨주고 응원도 많이 해준다. 수월하게 촬영했다. 무엇보다 모든 분의 배려가 많았다. 힘을 모아서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목표가 있어서 정말 잘 돌아가는 현장이었다."

- '상견니'의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하면 빗속에서 뛰어가는 장면일 텐데, '너의 시간 속으로' 역시 시헌이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는 장면이라 중요했을 것 같다.

"남이섬에서 촬영했을 때 비 맞는 것이 행복할 정도로 너무 더웠다. 준희가 뛰어가는 걸 찍은 후에 해가 졌다. 제 쪽을 찍는데 해가 지다 보니 감독님이 많이 아쉬워했다. 시헌은 인규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밀어내다가 밀어낼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에라이'라는 심정이었다."

- 절친인 로운 배우를 태하 역에 직접 추천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너무 친한 사이에 로맨스를 찍어야 하다 보니 오글거린다거나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나.

"짜증 나고 화도 났다. 농담이고(웃음) 고마웠다. 제가 먼저 추천을 했는데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셨다. 제가 '한번 봐. 보고 연락 줘'라고 하면서 대본을 전달했다. 어려서부터 알던 사이고 '우리 나중에 한번 같이 연기하자'라고 했었다. 감사히 출연을 해줬다. 우정도 사랑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시헌이는 분량이 많지만, 연준이는 7신 정도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사랑해야 하는데 사랑하는 내 친구의 마음을 더해 이 역할을 하면 몰입도가 잘 표현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배우 안효섭과 로운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연준, 태하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로운 배우를 술친구라고 했는데, 친해진 이유가 있나? 또 공개된 후 따로 얘기한 것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로운이와 따로 얘기를 한 건 없다. 어렸을 때 같은 회사에 있었다. 그때 친해지게 됐는데 제가 회사를 옮기면서 멀어질 뻔했다. 로운이 본명이 석우인데, 저는 예명인 로운이가 어색하다.(웃음) 로운이가 꾸준히 연락해준 덕분에 그때부터 인연이 닿아서 굉장히 친해졌다. 술친구 이상으로 친하다. 거의 해장 친구다. 놀러도 많이 가고, 여행도 같이 다닌다."

- '낭만닥터2, 3'의 서우진, '사내맞선'의 강태무 뿐만 아니라 '너의 시간 속으로'의 시헌도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넘치고 강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반면 진짜 연준은 최근 보지 못한 안효섭의 또 다른 얼굴을 보는 것 같아서 새로웠다. 어떻게 이 역할에 다가서려 했는지 궁금하다.

"외적으로 깔끔하게 보이고자 머리를 매일 조금씩 잘랐다. 제가 느꼈을 때 연준인 정갈했을 것 같았다. 저만 아는 디테일인데 손톱도 정리했다. 그리고 팔에 점이 있는데, 연준이 때는 그 점을 지웠다. 다른 몸이다 보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또 연준이가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니 위축이 되어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몸을 일부러 말았다. 그런 차이를 두려고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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