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누구보다 가깝고 사랑하는 마음이 강한 관계지만, 그래서 더 표현에 서툴 수밖에 없는 엄마와 딸. '3일의 휴가' 김해숙과 신민아가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힐링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다.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와 딸이 보내는 3일간의 특별한 휴가를 담은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힐링을 선사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의 육상효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가족 간의 복잡한 감정을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표현해냈으며, '7번방의 선물', '82년생 김지영' 등의 히트작으로 주목받은 유영아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해 깊은 여운을 안겼다.
다양한 작품에서 엄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국민 엄마'로 등극한 김해숙이 엄마 복자 역을, '힐링의 아이콘' 신민아가 딸 진주 역을 맡아 모녀 호흡을 맞췄다. 또 강기영은 가이드 역으로, 황보라는 진주의 절친 미진 역으로 출연해 극에 활력을 더했다.
이날 김해숙은 "오늘 처음 마음 편하게 영화를 봤는데 많이 울었다. 따뜻한 영화가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실에 있는 엄마가 아니라 돌아가신 분이 다른 분도 아니고 엄마일 때 어떤 느낌일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고민했다"라며 "그럼에도 엄마는 엄마일 것이다, 이런 경우가 되어서 저희 엄마가 하늘에서 내려오시면 어떨까. 내가 만약 이런 일이 있으면 딸에게 어떻게 할까.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고 감정이 통하지 않은 채 따로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보면서도 우리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김해숙은 만약 돌아가신 어머니가 휴가를 오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 세상 모든 자식은 똑같을 것 같다. 진주가 제 이야기를 대신 한 것 같다"라며 "내 옆에 있는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저도 저희 어머니에게 진주가 못다한 말을 못해드렸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신민아 역시 "저도 누군가의 딸이고, 엄마를 대하는 감정이 복잡하면서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편한 존재이고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존재이면서 미움과 애증도 있다. 다른 상황이지만 공감이 쉽게 됐다"라며 "모든 딸들이 생각하는 엄마에 대한 보편적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엄마가 하늘나라로 갔을 때 진주의 마음을 많이 공감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바를 전했다.
김해숙과 신민아는 가슴 뭉클한 모녀 케미를 완성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에 김해숙은 "우리 민아를 정말 사랑한다고 느낀 것이 눈빛과 통하는 감정이 배우를 떠나서 모녀 같은 감정을 주고 받는 것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딸 같은 마음으로 연기하는 경험을 해본 것 같아서 좋았다"라며 "만족한다고 하면 웃기는 얘기지만 민아와 엄마로 만나 연기한 것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김해숙은 "예쁜 딸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제 딸과 연기를 한 것 같다. 케미가 좋았고 현장에서도 저희가 서로 닮은 것이 많았다. 감정, 감성, 느낌이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좋은 모녀 호흡이 나왔던 것 같다"라며 "딸 하나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라 행복핬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신민아 역시 김해숙과의 호흡에 대해 "선생님과 연기하는 것이 처음엔 부담스럽고 잘할 수 있을까 긴장도 됐다. 첫 신 찍고 이상하게 같은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선생님도 저와 비슷한 류의 사람이 아닐까 싶어서 편안함이 있었다"라며 "오랜만에 영화를 보니 선생님 덕분에 진주가 사랑스럽게 그려진 것 같다. 진주가 아무것도 안 해도 사연이 묻어나서 감사한 마음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편하게 예뻐해주셔서 현장에서 다 찍고 나서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더 깊어졌다. 그게 영화에 묻어나지 않았나 싶다"라며 "케미가 너무 좋았다. 눈을 마주보고 연기 했을 때는 리허설 때부터 눈물이 나서 감독님께서 자제를 시키셨다. 꾹꾹 참으면서 연기를 했던 것이 영화를 보니 감정이 좋았던 것 같다. 선생님 눈을 보면 연기가 잘 나올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이 됐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가이드 역을 맡은 강기영은 "회사에서는 저승사자라고 해서 어떻게 하나 했는데 지극히 평범한 여행사 수습직원, 경험이 별로 없는 서툰 직원처럼 일상적으로 표현하자고 했다"라고 평범함을 연기하고자 애를 썼다고 밝혔다.
황보라 역시 "저는 늘 어떻게 하면 웃길까 욕심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오바하지 말고 서정적으로 연기하면 좋겠다고 하셨다"라며 "힘 많이 빼려고 노력했다. 집에서 내가 왜 이렇게 오바하나 고민을 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임신 소식을 알린 황보라는 "제가 서울에 올라와 살다 보니 엄마가 부산에서 왔다갔다 많이 했다. 진짜 많이 싸웠다. 애증의 관계였다"라며 "극 속에서 '엄마 먼저 내려간다'라고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라고 고백했다. 또 "엄마는 왜 이리 희생하냐 싶더라. 그래서 아이에게 '희생하는 엄마가 아니라 나를 위한 엄마가 될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육상효 감독은 "시나리오 보다 슬픈 이야기를 줄였다. 슬픔이 너무 많은 건 경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건조한 영화가 되는 건 두려운 일이다. 웃음이든 슬픔이든, 관객들은 감정이 흔들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감정이 움직일 수 있는 정도는 슬퍼야 한다. 슬픔의 눈물도 있지만, 공감 때문에 흘리는 눈물도 있다. 그런 눈물이 이 영화에 있길 바랐다"라고 슬픔의 감정 조절에 유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육상효 감독은 "부모님의 전화를 잘 받자는 메시지다"라고 말했고, 김해숙 역시 "저희 딸도 제 전화를 잘 안 받는다. 같이 사는데 이틀 뒤 메시지 답이 온다"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영화를 보며 따뜻한 마음을 가지셨으면 하고, 영화가 끝나면 가장 가까운 부모님, 가족들에게 전화 한 통 할 수 있고, 가족들을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황보라는 "전화 안 받는 자식들이 봤으면 한다. 휴지 꼭 지참하시길"이라며 "'서울의 봄'이 요즘 잘 되고 있는데 보신 분들 그대로 '3일의 휴가'를 봐달라"라고 덧붙였다.
'3일간의 휴가'는 오는 12월 6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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