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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간 아깝지 않은 '더 에이트 쇼', 기꺼이 혹하고 싶다


한재림 감독 첫 시리즈 '더 에이트 쇼', 5월 17일 넷플릭스 공개
지질한 류준열·파격 천우희·브레인 박정민…8인의 광기와 욕망
'오징어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오랜만에 만나는 수작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넷플릭스가 제대로 한 방을 날린다. 이 정도면 한재림 감독이 작정하고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든 게 아닌가 싶다. 그 정도로 시간 아깝지 않은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하는 '더 에이트 쇼'다.

'The 8 Show​'(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관상', '비상선언'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이자,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류준열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류준열, 박정민, 박해준 등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총 8부작으로, 류준열(3층)과 천우희(8층), 박정민(7층), 배성우(1층), 박해준(6층), 이열음(4층), 이주영(2층), 문정희(5층)가 등장한다. 극은 3층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사채까지 쓰며 투자를 하지만, 결국 9억이라는 빚을 떠안게 된 3층은 돈을 벌기 위해 편의점 알바는 기본이고 고층 외벽 닦기 등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빚이 줄기는커녕 계속 이자가 쌓여 삶을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그 순간 누군가로부터 "당신이 포기한 당신의 시간을 사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돈이 입금된다. 그는 터무니없지만 너무나도 달콤한 제안이 담긴 초대에 응한다. 쇼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금이 쌓이고, 반대로 시간이 소진되거나 참가자 중 누군가가 사망하면 끝이 나는 방식이다. 8개의 층으로 나뉘어진 공간에 모인 8인의 참가자들. 조금씩 룰을 이해하며 쇼에 적응해가던 것도 잠시, 각 층마다 분당 얻게 되는 금액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에 따라 계급 또한 나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의 탐욕과 양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8인은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배우 류준열, 박정민, 천우희 등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는 '돈을 얻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공개 전 '오징어 게임'과 비교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르다. 스스로 선택한 층이지만, 그로 인해 기본적으로 가지게 되는 돈이 다르고 누릴 수 있는 혜택 역시 달라진다. 여기서부터 불평등이 시작되는데, 이는 곧 권력이 된다. 그리고 단순한 룰 속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진짜 방법을 알게 된 후 8명이 직접 게임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방식도 신선하다.

중간 정도만 가자는 생각으로 숫자 3을 선택한 3층은 특별한 기술도, 재미있는 장기도 없는 보통의 남자다. 그래서 3층의 내레이션과 시선에 충분히 공감하며 쉽게 따라갈 수 있다. 각 회마다 8명의 인물을 적절하게 조명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인데, 그렇기에 '다음 번엔 누굴까?' 하는 궁긍즘과 기대감으로 플레이 버튼을 누르게 된다. 전혀 다른 성격과 매력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 조합이 인상적.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욕망을 가졌길래 이런 행동을 하는지 추측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보는 이에 따라 이입하고 공감하는 인물이 달라진다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싶다가도 한 순간 뒤통수를 내려친 듯 두 눈이 번쩍하게 되는 반전,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는 색다른 연출, 지켜보는 이 또한 마치 게임에 참여한 듯 훅 빠져드는 몰입감, 다음 회를 누를 수밖에 없는 엔딩까지, 잘 만든 블랙 코미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우 박정민과 류준열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천우희가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들의 호연도 제대로 한 몫 한다. 류준열은 온 몸 불태워 3층의 지질함을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연기해냈고, 박정민은 감정 표현은 적지만 브레인으로 게임을 끌어가는 7층으로 중심을 꽉 잡아준다. 가장 눈에 띄는 이는 파격 그 자체인 8층 천우희다. 지금껏 우리가 알던 천우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의상부터 눈빛, 표정, 목소리, 행동 모든 것이 상상을 초월한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저럴까 궁금해지는 8층이다.

비열해보이는 6층 박해준, 정의감에 불타지만 갈수록 안쓰러워지는 2층 이주영, 어찌보면 제일 얄미운 4층 이열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평화주의자 5층 문정희, 다리가 불편하지만 의외로 한 방이 있는 1층 배성우 역시 극 속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최근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박살내는 작품으로 실망을 안겨주곤 했다. 이 때문에 "시간이 아깝다"는 혹평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이번 '더 에이트 쇼'는 확실히 다르다. 시간이 아깝지 않다를 넘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팔아서라도 다음 이야기가 보고 싶어진다. 넷플릭스에서 오랜만에 나온 수작이라 반가움의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다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필히 식사 시간은 피해서 시청하길 바란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5월 17일 넷플릭스 공개. 청소년관람불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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