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핸섬가이즈' 이성민 "촬영하며 현타 多, 하얀 배 분장NO"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연기 신' 이성민이 이번엔 코미디로 돌아왔다. 보기만 해도 오싹해지는 외모를 가진 재필로 완벽 변신한 이성민에 웃음이 빵빵 터진다. 어떤 작품에서든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이성민도 이번 '핸섬가이즈'에선 '현타'가 많이 왔다고. 그럴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와 재미가 폭발하는 '핸섬가이즈'다.

지난 26일 개봉된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이성민은 터프가이 재필로, 이희준은 섹시가이 상구로 변신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연기 변신을 펼친다. 두 사람이 이사 온 날,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지하실에 봉인되어 있던 강력한 악령이 깨어나 예측불가 사건이 계속된다. 재필과 상구가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이성민이 연기한 재필은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한없이 새침하고 부끄러움 많은 성격의 소유자다. 구릿빛 피부에 언밸런스한 꽁지머리 헤어스타일로 파격 비주얼 변신을 감행한 이성민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핸섬가이즈'에 웃음 폭탄을 던진다. 이런 이성민에 남동협 감독은 "배우라는 직업이 '천의 얼굴을 가진 직업'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을 몸소 증명하는 배우가 아닌가 싶다"라고 감탄했다. 다음은 이성민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핸섬가이즈'의 어떤 점에 끌렸나? 만족도도 궁금하다.

"여러 영화를 했지만 코미디 영화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는 촬영하고 나서 영화 보기 전엔 70% 정도로 생각했는데, 보고 나니 100% 이상이었다. 감독님께 고맙다고 했다. 배우들이 보는 시각과 감독님의 시각은 다른 건데, 나머지를 다 채워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 코믹 연기로 인한 망가짐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저는 망가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걸 해서 이런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하지는 않는다. 그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고, 그걸 통해 관객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미지를 생각하진 않는다."

- 영화 제목이 '핸섬가이즈'라 영화 속 외모에 대해 고민이 됐을 것 같다.

"못생긴 건 아니고 남들이 볼 때 비호감이어야 하니까 그게 많이 신경 쓰였다. 그것이 이 극의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박지환이 "인상 봐라"라고 하는데, 그 대사 때문에 희준이도 그렇고 인상을 많이 쓰고 다녔다. '굳이 저렇게 하나'라고 할 정도로 다녔던 것 같다. 우리를 바라보는 얼굴이 이럴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인상을 많이 썼다."

- 남동협 감독이 제작보고회에서 '조감독과 조연 배우로 처음 만났는데, 이번에 감독과 주연 배우로 만났다'라고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는 몰랐다. 그때는 어떤 현장인지도 모르고 연기하기 바빠서 교류도 없었는데 말씀해주셔서 기억이 난다. 조감독으로 일을 계속해오다가 본인의 영화가 나온 거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저 역시도 그런 감독님을 보면 대단하다."

- 이번 현장에서의 남동협 감독은 어땠나?

"서로 많이 얘기하고 소통을 많이 했다. 다양한 버전으로 연기를 해야 했다. 어떤 것이 담길지 모르니까, 다양한 강도와 변화를 줘야 했는데 그럴 수 있도록 열어 준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배우들이 더 창작욕이 불타올랐던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가져왔다."

- 직접 낸 아이디어도 있나?

"벌에 쏘여서 얼굴이 퉁퉁 붓는 장면이다. 처음엔 그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가자고 제안했다.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감추고 있다가 현장에서 보여준 것도 있다. 감독님은 혀 내민 걸 좋아하더라. 그건 그냥 해본 건데.(웃음)"

- 촬영하며 가장 웃겼던 장면이 있다면?

"현타 올 때가 많았다. 우현 선배님 연기할 때 웃음이 가장 많이 나왔다. NG가 많이 나서 잠시 쉬기도 했다. 선배님과 처음 했는데 너무 웃겨서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했다."

- 가장 크게 현타가 온 장면은?

"모든 신이 현타가 왔다. 벌떼도 그렇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연기해야 하고, 전기톱을 들고 달리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기둥 무너질 때도 힘들었다."

- 재필과 상구의 전사에 대해 생각해본 것이 있나?

"추측하건대 세상에 소외되어 있던 외로운 사람들끼리 어울리다가 여러 가지 상처를 받았다. 둘이 돈을 모아서 외딴집에 가서 사람들 상대 안 하고 사는 것이 꿈인 거다. 하는 일도, 얼굴도 그렇고 세상에 고립되고 소외되어 있다 보니,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다르게 살고 싶어한다. 그곳이 은신처, 피신처였을 거다. 불쌍한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속은 깨끗하고 밝은 사람이다. 배신을 당하는 것을 재필은 아니까 걱정을 한다."

- 언급한대로 재필과 상구는 짠한 부분이 많은 캐릭터다. 웃긴데 묘하게 측은해지는 지점이 많았다.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는 것도 있지만, 그 뒤에 감춰진 따뜻한 마음이 관객에게 호감을 주고, 집중하고 몰입하게 할 거라 생각했다. 그 부분이 무슨 일을 하든, 관객들에게 애정을 가지게 했던 것 같다. 뱃살 얘기를 하시는데, 하얀 속살은 의도가 있었다. 겉은 검고 거칠지만 속은 하얀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 배 노출에서 큰 웃음이 터졌다.

"배는 분장 안 한 제 배다. 속살이 하얗다. 거친 일을 하는 사람이라 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검게 분장했다. 하지만 속살은 안 했다. 물 속에서 미나를 안고 나와야 하니 노출을 해야 했다. 근육질 몸도 아니고 민망하긴 하다. 그래서 그냥 극단적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 연기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현장에서 터진 장면은?

"박지환의 좀비 연기를 보며 '쟤가 미쳤구나' 했다. 너무 웃겼다. 머리에 못이 박히는 장면 때문에 온종일 그러고 있었다. 그 모습으로 졸고 밥 먹으러 갔다. 우현 선배님 영어는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 정말 예상도 못 했다. '아임 어 보이'가 대본에 없었는데 그냥 한 거다. 현장에서 웃음을 가장 많이 참았다."

- 혹시 직접 한 애드리브도 있었나?

"대사 애드리브는 많이 없었다. 혀를 내미는 것이 애드리브였는데 감독님이 좋아하셨다. 침 흘리거나 벌 분장도 그런 의미에서 애드리브처럼 했던 거다."

- 다들 코믹 연기를 잘하다 보니 연기하면서 자극을 받기도 했나?

"자극은 그들이 그랬을 거다. 박지환과 촬영장에서 만났는데 우리 외모를 보고 예사롭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다. 말을 하지는 않았는데 서로 그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긴장해서 더 준비를 해왔을 거다. 표시는 내지 않았지만, 감독님과 뒤에서 얘기를 많이 하더라."

- 재필 장면 중 애정이 가는 장면을 꼽아준다면?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다큐를 보다가 멧돼지 사냥하는 분들에게 영감을 얻었다. 독특한 의상을 선택해주셨고, 테스트 촬영 때 의상과 분장으로 구현했다. 희준이와 첫 피팅하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자신감이 생기고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안개 속에 있던 인물이 가까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