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② "엄태구 덕분" 한선화, '놀아주는 여자'→'파일럿'에 담은 '최선'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놀아주는 여자'에 이어 '파일럿'까지, 한선화의 기세가 무섭다. 러블리와 코믹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사로잡고 있는 것. '놀아주는 여자'에서는 긍정, 힐링 에너지를, '파일럿'에서는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함을 전한 한선화다. 연기하는 모든 순간, 그 캐릭터에 녹아들고자 충실히 최선을 다했다는 한선화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밝음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끄는 동시에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진심 담아 전달했다.

지난 31일 개봉된 '파일럿'(감독 김한결)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로, 조정석의 5년 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코믹과 휴먼을 적절하게 버무려 호평을 얻고 있는 '파일럿'은 개봉 첫날에만 37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으며, 개봉 4일째에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박스오피스 1위뿐만 아니라 예매율도 1위를 지키고 있어 앞으로 이어나갈 흥행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선화는 한정우의 동생 한정미 역을 맡아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다. 한정미는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불시착할 위기에 직면한 오빠 한정우에게 본인의 신분을 기꺼이(?) 제공하는 것은 물론, 본업을 살려 재취업을 위한 도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적 도움을 준다.

ASMR 뷰티 유튜버인 한정미는 본인만의 장기로 오빠의 완벽한 변신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조정석과 한선화가 완성한 찐남매 케미가 웃음을 유발한다. 한선화는 '파일럿'과 함께 최근 종영된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 속 은하 캐릭터를 통해 러블리 매력을 가득 드러내며 대중의 무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다음은 한선화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한선화의 코믹에는 러블리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봤을 때 약간 미소를 짓게 만드는 포인트를 잘 잡아내는 것 같은데 노력한 지점이 있나?

"'술꾼도시여자들' 이후로 러블리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 제가 딱히 러블리하자 생각하는 건 아닌데, 가끔 저 자신이 러블리하다고 생각이 들 때는 솔직할 때다. 솔직한 이 모습도 많이들 좋아해 주시고 잘 봐주시는 것 같다."

- '놀아주는 여자' 같은 경우 연기 변주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건 같지만, 주변에 있을 법한 편안한 분위기, 안정감이 느껴진다. 엄태구 배우와 함께하면서 내는 시너지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16부작 드라마를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처음엔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었다. '술도녀'는 캐릭터적이라 강렬함이 있지만, 은하는 정극 요소가 있다. 저는 '술도녀' 전엔 정극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정극을 만나서 반갑고 좋았다. 이전에 내가 해왔던 연기를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정극인데 심심하지 않고 로맨틱 코미디 요소도 있어서 배우로서 즐겁다."

- 시청자들이 '놀아주는 여자'를 좋아해 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엄태구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태구 선배님 덕분이다. 제가 모니터를 하면서 느낀 건 은하라는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럽게 나온다. 물론 연기적으로 노력한 부분도 있지만, 감독님이 정말 많이 신경 써주셨다는 것이 느껴졌다. 완성본을 보니 저희 캐릭터가 잘살아있게끔 편집을 잘해주시고 효과도 되게 많이 넣어주셨다. 그게 드라마의 톤과 재미가 됐다. 태구 선배님과의 호흡은, 슛 들어갈 때 그냥 지환과 은하였다. 선배님이 말수가 많이 없고 굉장히 수줍어한다. 16부작 안에 지환과 은하의 대화보다 실제 저희 대화가 더 적었을 거다. 지환과 은하로 충실히 했다."

- '구해줘2'에서 같이 호흡하기도 했고, 그 작품 속 캐릭터 이름은 은아였다. 좀 색다르게 다가왔을 것 같다.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구해줘2'는 은아였고, 이루지 못한 사랑이다. 엄태구 선배님을 짝사랑하는 역할인데, 여기선 역으로 사랑을 받고 이뤄졌다. 운명이고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 태구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이 됐던 상황이다. 그게 저에게는 대본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구해줘2'에선 제가 조연이었고, 가끔 보는 선배님이었지만 좋았다. 그래서 선배님이 하시는 드라마라는 점이 호감이 됐다. 더 재미있게 대본을 읽고 선택을 했던 것 같다."

- 화제성이 굉장히 좋았다. 팬들은 '물복숭아'라는 별명으로 부르더라. 사랑받고 있다는 뜻일 텐데, 소감이 어떤가?

"제가 복숭아를 진짜 좋아한다. 맛있게 먹는 과일 중 하나인데 핑크빛 복숭아를 저에게 붙여주셔서 감사하고, 물복숭아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 이런 칭찬은 제가 역할을 잘 소화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다음 역할도 열심히 해내겠다."

- '파일럿'에서도 가져가고 싶은 키워드가 있나?

"시사를 보고 난 후에 어떤 질문을 받을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했다', '적재적소에 맞게 내가 잘 쓰였다'였다. 저도 제가 한 걸 보고 나 충실히, 열심히 했다는 생각을 했다. '술도녀', '달짝지근해', '놀아주는 여자', '파일럿' 이렇게 네 작품을 놓고 봤을 때 밝은 인물이고 작품 자체도 밝다. 이렇게 밝은 역할을 만날 수 있을 때 마음껏 해보자는 생각으로 모니터를 하고 있다. 배우로서 연기 변신, 행보에 대해 생각하는 건 오늘로 끝나는 게 아닐 거다. 영원히 가져가야 하는 배우로서의 숙명이고 숙제라고 정리를 했다. 그래서 밝은 작품이 연달아 나오는 것에 대해 이걸 보고 싶으시니 찾아주는 것이고, 마음껏 연기하고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다른 작품, 다른 인물로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면 된다고 본다. 그렇기에 '파일럿'을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한정미가 나오는 장면은 재미있어야 하는 장면밖에 없다. 재미를 더하고 조정석 선배님과 좋은 케미를 보여줘야 하는 신이 많았다. 저는 거기에 충실했으니까, 그걸 느껴주셨으면 한다."

- 기존과 다른 역할에 대한 갈증도 있어 보인다.

"제가 '술도녀' 이전엔 정극을 주로 했다. 짝사랑하거나 처연하게 뒤에서 눈물을 흘리고 마음 아파하는 캐릭터였다. 그때는 '술도녀' 같이 밝은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엔 밝은 역할을 하다 보니 이전에 눈에 띄지 않았던 작품의 결, 인물을 만나서 또 사랑을 받아보고 싶다는 욕심은 있는 것 같다. 제가 독립영화를 많이 했다. '교토에서 온 편지', '창밖은 겨울'이나 단막극 '첫 눈길'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런 결을 가진 작품으로 인사드리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 독립영화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주로 TV 매체, 드라마 연기를 주로 해왔는데 영화가 해보고 싶었다. 영화 필모그래피가 없을 때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제가 연극영화과를 나온 것도 아니다 보니 연극영화과 나온 친구들이 단편 영화, 졸업 작품 하는 것이 부러웠다. 그래서 학교를 갈까 하는 고민도 했다. 활동하다 보니 여건상 그렇게 하진 못했지만, 독립영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 내비쳤다. 감사하게도 저의 그런 갈증을 알아주셨다. 제가 고향이 부산이다 보니 그쪽 지역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가 필요한 작품을 만났다. 독립영화 세 작품이 다 사투리 연기다. 저는 독립영화를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 제가 영화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줬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독립영화를 하고 싶다."

- 세 작품('술도녀2', '달짝지근해', '파일럿')을 동시에 촬영하면서 뭐 하나 섭섭하지 않게 하려고 했고, 그 안에서 충실했다는 말을 했다. 분명 쉽지 않았을 일일텐데, 지금 그때를 돌아봤을 때 예전의 한선화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고맙다. 너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원래 성격이 제가 맡은 일은 못 하든 잘하든, 어떤 평가를 받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 평가를 받기 전에 일단 제가 제 연기를 먼저 본다. 제가 노력한 것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어떤 평가를 받아도 만족 못 할 것 같다. '항상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낳는다'가 저의 신념이다.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면 나의 진심을 누군가는 늦더라도 분명히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열심히 해왔던 선화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