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는 류승완 감독의 뚝심과 용기 있는 선택은 '베테랑2'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다. 여기에 황정민과 정해인이 강렬하게 부딪힌다.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는 동시에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 끝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베테랑2'다.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가족들도 못 챙기고 밤낮없이 범죄들과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과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은 주부도박단 검거에 성공하며 남다른 팀워크를 보여준다. 어느 날, 한 교수의 죽음이 이전에 발생했던 살인 사건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전국은 연쇄살인범으로 인해 떠들썩해진다. 사람들은 이 연쇄살인범을 ‘해치’라 부르며 열광하고, 형사들은 단서를 추적하며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쇄살인범은 다음 살인 대상을 지목하는 예고편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또 한 번 전 국민을 흔들어 놓는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서도철의 눈에 든 정의감 넘치는 막내 형사 박선우를 투입한다. 그리고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2015년 1, 34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액션범죄 장르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베테랑'의 후속작으로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1편이 밀크 초콜릿이라면 2편은 다크 초콜릿"이라는 표현처럼, 조금 더 진해지고 묵직해졌다. 물론 이것이 호불호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의 색깔을 잃지 않는 동시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만든다.
그 중심엔 서도철, 황정민이 있다. 입이 거칠고 주먹이 먼저 나가는 투박함이 있지만, 우리 주위에 한 명쯤은 꼭 있을 것 같은 친근함과 형사다운 예리함, 사명감은 여전하다. 몸이 바스러져도 악을 때려잡고, 법으로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는 서도철의 고군분투는 통쾌함 이상의 뭉클함이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엔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을 통해 성장하는 아빠의 인간적인 면모도 만날 수 있다.
서도철이 9년을 이어온 '베테랑'의 세계관을 탄탄하게 만드는 힘이라면, 새롭게 투입된 정해인은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반란'이다. '밀크남', '엄친아'의 대명사인 정해인은 그 말간 얼굴로 놀라운 광기를 드러낸다. 나르시시스트와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박선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혀 본 적 없는 새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전사나 서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박선우를 완전히 이해하긴 힘들다. 이는 류승완 감독이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끝까지 박선우의 행동은 의뭉스럽고 종잡을 수 없고, 연기 역시 쉽지 않았을 테다. 특히 박선우는 눈으로 많은 것을 표현해야 하는데, 정해인은 일명 '동공 연기'와 묘한 미소를 통해 관객의 궁금증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몰입도까지 높인다.
액션 연기는 놀랍다. 이미 'D.P.' 시리즈, '설강화' 등을 통해 액션 연기도 잘하는 배우임을 입증한 정해인이지만, '베테랑2'의 액션은 더욱 강렬하다. 황정민, 정해인 그리고 안보현이 그려낸 우중 옥상신이나 지켜보는 관객의 몸이 더 아플 것 같은 남산 계단신은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과 액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아쉬움도 존재한다. 가짜뉴스가 팽배하고, 진실이나 사실보다는 현재 일어나는 이슈에만 열광하고 소비하는 사회상, 점점 더 심해지는 학교 폭력 문제 등을 조명하며 '정의와 신념'의 대결을 그려냈지만, 중심에 있는 박선우의 서사는 모호하고 곁가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집중도는 떨어진다. 후반 사건이 해결되는 방식은 오히려 너무 단순해서 당황스럽고, 통쾌함도 덜하다.
9월 13일 개봉. 러닝타임 118분. 15세 이상 관람가. 쿠키영상 있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