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정년이'의 영원한 왕자님, 배우 정은채는 실물로도 여전히 '잘생쁜(잘생기고 예쁜)' 문옥경 그 자체였다. 국극 무대 위의 왕자님을 연기하기 위해 1년여의 시간을 쏟아부었던 정은채는 한결 홀가분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종영인터뷰로 만난 정은채는 '왕자님'이라는 표현에 대해 "황송하다"라면서도 "촬영 현장에서 정말 모두 다 왕자님으로 불러주셨다. 초반엔 농담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왕자님으로 불러준 덕에 편하게 (캐릭터) 옷을 입었다"고 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
극중 정은채는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을 도맡아 하고 있는 현시대 최고의 국극 왕자님 문옥경 역을 맡았다. 언제나 느긋하고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흙속의 진주 정년이를 직접 발굴한 스타메이커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을 위해 숏컷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정은채는 "살면서 이렇게 짧은 머리는 처음"이라면서 "머리를 자르고 첫 리딩 현장을 갔을 때 모두가 좋아해주셨다. 캐릭터와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하나의 무기가 생긴 셈이었다"고 했다.
현재는 촬영 때보다 머리가 약간 길어진 상태로, 단발에 가까운 스타일. 그는 "차기작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하염없이 자연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작 캐릭터에 맞춰 헤어 스타일링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드라마에서 문옥경은 인기의 정점을 맛본 사람이다. 여성 국극단의 최고 인기스타인 그는 최고의 순간, 모든 걸 내버리고 영화판으로 뛰어드는 도전의 아이콘이다. 반복되는 레퍼토리와 이름만 달라졌을 뿐 비슷비슷한 캐릭터, 거기에 라이벌도 없는 국극에 권태로움을 느낀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왕좌에서 내려온다.
정은채는 "문옥경은 새로운 자극과 시도가 늘 필요한 사람이다. 그래야 즐거움을 느끼고 삶의 이유를 느낀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문옥경의 선택이 갑작스러웠을테지만 내 생각에 옥경은 모자람과 서운함이 오랜세월 켜켜이 쌓여있다가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준비된 이별이었고 떠남이었다. 문옥경은 무서운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문옥경의 마지막 무대는 '바보와 공주'. 그는 공연을 무대에 올린지 하루만에 하차를 선언,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영화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밝힌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수인계는 해놓고 가야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은채는 "시청자들의 현실적인 반응이 재밌었다"라면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옥경은 영화판에서도 성공했을 것 같아요. 문옥경은 기질이 타고난 사람이죠. 뭔가를 도전하고 시도할 때 끝을 보는 사람이에요. 어떤 매체로 넘어갔더라도 결국 끝을 봤을 거에요. 다만, 영화배우 일을 계속 했을지는 모르겠어요."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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