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최근 불거진 자신의 재입대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싸이는 20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검찰의 주장과 이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나 하나 짚어보며 자신은 '병역비리범'이 아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다음은 싸이가 남긴 글의 전문
「무서웠습니다.
감히 행정기관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상상 조차 무서웠습니다.
목숨보다 소중한 제 콘서트의 절반, 형제들을 잃을까 봐 무서웠습니다.
죄를 짓지 않아도 죄인이 돼버리는 이 모든 일련의 상황들이 죽기보다 무서웠습니다.
이 대목에서 많은 분들 분노하시겠죠? 죄를 짓지 않았다니…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병역비리범 혹은 기피범이 아닙니다.
-'작은 아버지가 돈으로 저를 부정 편입시켰다'는 검찰의 주장은 말 그대로 아직까지 주장일 뿐입니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재판부에서 정확히 가려 줄 것이라 믿습니다.
-'퇴근 후 공연을 했으니 다음날 피곤해서 근무를 부실하게 했을 것이다.'이런 추측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3년간 52회 공연, 즉 한 달에 한두번 노래 서너곡 불렀답니다. 노래 서너곡으로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받을 만큼 피곤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병역특례제도는 퇴근 후 영리활동이 허용됩니다.
-'기획과 테스팅은 해당 지정업무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니다. 프로그래밍 만이 개발이다.'저는 3년간 기획과 테스팅을 하였습니다.(6월4일 검찰브리핑)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서적만 봐도 기획과 테스팅 역시 개발이라고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이 아닙니다. 병역비리범 혹은 기피범이 아닙니다.
합법적으로 취득한 자격증으로, 합법적으로 병역특례 업체에 편입해, 9시간씩 3년 동안 출퇴근 시간 한번 안 어기고, 시키는 데로 성실히 근무하였으며, 철원에 위치한 6사단에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사단장 표창까지 받으며 잘 마쳤고, 이에 3년간 관리감독 했던 서울지방 병무청으로부터 복무만료처분과 소집해제를 명 받았습니다.
병무청은 3년간 제가 회사에서 한 일도, 퇴근 후 음악활동을 한 것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상무'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소집해제 시켜주셨겠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가라니요... 검찰에서 죄가 있다면 기소하고 입건했겠죠. 이러저러한 의혹이 있으니 적절한 처분을 하라고 병무청에 통보 한 겁니다.
3년간 제게 '이상무'라고 말했던 같은 곳에서 갑자기 '이상'이라고 다시 가라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누구보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 담당 기관에서 그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사자를 조사도 하기 전에, 의견을 들어보기도 전에 결론을 정해서 언론에 먼저 발표하는 국가 행정 기관의 앞선 행정 처리에 억누르고 있던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상처를 덜어주고 싶었고, 벌써 몸도 잘 못 가누는 예비 쌍둥이 엄마의 눈물도 마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응할 생각을 하니 무서웠습니다.
10월에 태어날 쌍둥이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죄를 짓지 않고도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죄인이 된다면, 무서운 마음에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군대에 두 번 간다면 저는 떳떳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저의 무고함을 밝혀서 쌍둥이 뿐만 아니라 온 세상 앞에 떳떳해지고 싶습니다.
단, 이번 일로 뜻하지 않게 60만 장병들과 예비역들에게 불쾌함을 드린 것 같아서 도의적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평생토록 마음의 빚으로 떠안고 죽는 날까지 좋은 공연과 음악으로 갚아 나가겠습니다.
외모지상주의 연예계에서 한번 살아보겠다고 죽도록 발버둥 쳐 겨우 여기까지 왔습니다.
부디 제게 힘을 주세요. 꼭 다시 무대에 올라 여러분이 '챔피언'이라고 울부짖고 싶습니다.
2007년 7월20일 말도많고 탈도많은 가수 싸이 올림 」
조이뉴스24 추장훈기자 sens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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