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영화 최고의 화제작 '디워'(감독 심형래, 제작 영구아트)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99년 심형래 감독의 머리 속에서 탄생한 '디워'는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 지 6년여만에 오랜 기다림 끝에 그 속내를 공개했다.
전세계 와이드 릴리즈를 겨냥한 심형래 감독의 연출 의도에 맞게 영화는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액션 신 위주로 편집됐다. 대부분 LA 도심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 많은 만큼 한국영화같지 않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일명 '할리우드 때깔'이라 불리는 외화 특유의 색감, 그 비밀을 알아냈다고 공헌한 심 감독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여느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화면을 보여준다.
영화는 LA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의문의 대형 참사. 방송기자인 '이든'(제이슨 베어 분)은 사건을 취재하던 중 거대한 비늘을 보고 어릴 적 골동품 상인 '잭'(로버트 포스터 분)으로부터 들었던 한국의 이무기에 대한 전설을 떠올린다.
500년 전 조선에서 승천에 실패한 악한 이무기 '부라퀴'에 맞서 여의주의 여인을 수호하는 운명을 타고난 이든은 여의주를 지닌 19살의 '세라'(아만다 브룩스 분)과 조우한다. 500년만에 용으로 승천할 기회를 노리는 부라퀴와 그 추종자들은 운명의 날인 세라의 스무살 생일을 기해 악의 손길을 뻗는다.
한국적인 소재인 이무기의 전설과 할리우드 배우들, 그리고 주된 배경인 LA 도심의 이질적인 조합이 판타지 영화 '디워'를 장식한다. 환한 낮을 배경으로 도심을 누비는 거대한 이무기의 파괴력은 우리 토종 기술력이 서 있는 지점을 보여준다.
한국영화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력을 한단계 끌어올린 '디워'의 CG는 순 100% 우리 기술력이라는데 그 의의가 있다. 판타지 액션 장르를 표방한 작품인 만큼 러닝타임의 많은 부분이 CG로 채워져 있음에도 어색하거나 이질적인 신을 꼬집어 내기 힘들다.
순수 토종 기술력의 개가를 울렸다 할 수 있을 '디워'의 CG는 후반 LA 도심 액션 신에서 그 진가를 드러낸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며 포효하는 이무기의 모습은 사운드나 영상 퀄리티 면에서 손색이 없다. 다만 균일한 퀄리티를 담보하지 못해 초반부 조선시대 장면 등에서는 전체적인 사극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이 돋보이는 반면 스토리의 연결성이나 배우들의 연기 등은 아쉬움을 남긴다. 외국 관객을 겨냥, 액션 신을 중심으로 편집해서인지 두 주인공의 멜로 라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으며 장면장면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고 다소 비약적이다.
영화의 후반작업을 담당한 할리우드 유명 스태프들과 북미 지역 배급사 관계자는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 '스펙터클하고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화 관계자인만큼 그 발언에 대한 객관성은 차치하더라도 한국의 기술력과 색다른 소재가 그네들에게 큰 충격을 끼친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만큼 '디워'는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만한 작품이다. 과연 관객이 '디워'와 6년 이상 절치부심해온 심형래 감독의 손을 들어 줄 것인가가 궁금하다. 12세 관람가, 8월 1일 개봉.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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