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M' 첫 시사 후 기립박수 치고 싶었다"

2001년 제2회 SM청소년베스트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이연희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해신' '부활' '어느 멋진 날',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 출연해 쟁쟁한 스타들과 연기하며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이후 그녀가 자신의 두 번째 영화로 선택한 작품은 이명세 감독의 'M'. 이 영화 속에서 그녀는 주인공 한민우(강동원 분)의 첫사랑이자 그의 '뮤즈'로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말간 표정과 엉뚱한 행동으로 첫사랑의 순수함을 담아냈던 이연희를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연희는 처음 'M'의 시나리오를 접했던 날들을 회상하며 독특한 작업스타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명세 감독답게 시나리오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소설처럼 쓰여 있었어요. 캐릭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느낌으로 많이 표현돼 있었구요. 제가 맡은 미미의 경우 '신비로운 느낌을 가진 소녀' 이런 식으로 쓰여 있었죠.”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매일매일 감독이 직접 그린 콘티가 나오더란다. 촬영 내내 연구를 멈추시지 않은 감독 덕에 '오늘은 이런 장면을 찍을 거야' 예상하고 가면 빗나가기 일쑤였다고 한다.

"차라리 마음을 비우고 가는 편이 나았어요. 혼자 준비해가면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와 다른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오히려 촬영장 가는 일이 즐거웠어요. 오늘은 어떤 촬영을 할지 기대가 많이 됐죠."

"반면, 감독님은 영화를 찍지 않는 순간에도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생각하게 하셨어요. 그 날 그날 촬영느낌을 공책에 적어보라는 등의 숙제를 내주셨죠. 그리고 검사도 하셨구요. 나중에는 '숙제'라는 이름이 너무 강압적인 냄새가 난다며 '선물'로 바꾸자고 하셨어요.(웃음)"

그렇게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고 촬영을 해나갔다는 이연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유럽 문화에 대해 참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동안 기껏해야 미국 문화나 아시아권 문화를 접해본 것이 다였는데... 감독님은 유럽 문화에 대해 많이 아셨고 또 좋아하셨죠. 작업하시는 것 지켜보면서 많이 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