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이산'이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산'은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영조와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들에 출연하는 인물들은 정사(正史)와 얼마나 닮았을까. 또 드라마는 얼마나 역사와 같은 내용으로 전개될까.
우선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홍국영(한상진 분)에게는 비밀이 한가지 숨겨져 있다. 홍국영은 드라마 속에서는 아직 세손(이서진 분)의 오른팔이지만 역사적으로 정조가 왕위에 오르면 마음이 변해 세도정치를 편다.
홍국영이 세손을 해하려는 벽파들을 막아 이산에게 깊은 신임을 얻은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또 드라마처럼 세손의 대리청정을 반대하던 벽파 정후겸(조연우 분)과 홍인한(나성균 분) 등을 몰아내고 1776년 정조를 즉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조의 총애로 도승지에 오른 후 홍국영은 갖은 횡포와 전횡을 일삼아 정후겸 못지않다해서 '대후겸'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변심한다. 게다가 자신의 누이동생을 빈으로 앉히고 중전의 음식에 독약을 넣었다가 발각돼 벼슬에서 쫓겨나기까지 한다.
정순왕후(김여진 분), 화완옹주(성현아 분), 정후겸 등 벽파세력이 세손 이산을 동궁전에서 끌어내릴려고 갖은 노력을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밝혀졌다. 정후겸(조연우 분)은 정조의 대리청정을 반대하고 홍국영(한상진 분)을 배척하다 정조가 즉위하자 지방으로 유배된 후 사약을 받았다.
하지만 정조가 즉위한 후에도 화완옹주와 정순왕후는 자리를 지켰고 정순왕후는 정조가 사망한 후 정권을 잡고 정약용 등 시파 세력을 대대적으로 축출하기까지 했다.
도화서 다모 성송연(한지민 분)은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의빈 성씨를 모델로 삼았다. 의빈 성씨는 천민 출신에서 궁으로 들어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만큼 정조가 사랑했던 이라는 것.
'이산'의 이병훈 PD는 "성씨는 장희빈 이후로 후궁은 중전이 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중전이 못됐을 것이다. 정조가 의빈 성씨에게 태어난 문효세자를 두살이 되자마자 왕세자에 책봉한 것으로 보면 얼마나 아꼈는지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혜빈 홍씨(견미리 분)마저 왕세자 책봉을 극구 반대했다하니 정조의 의빈 성씨 사랑은 추측할만 하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건들은 대부분 픽션이다. 의빈 성씨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이산'에서 다루는 성송연은 말그대로 허구다. 의빈 성씨가 도화서에 몸담았다는 것도 극적 재미를 위한 장치이다.
익위사에 들어온 박대수는 완벽한 허구의 인물이다.
하지만 이병훈 PD는 "장용영에 있었던 백동수라는 인물과 엮어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장용영은 정조가 세운 친위대로 당시 막강한 무력을 자랑한 부대. 이PD는 "조사해보니 백동수라는 인물이 서자 출신으로 박대수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효의왕후(박은혜 분)는 드라마 속에서의 모습과 실제가 흡사하다. 인품이 온화하고 정순왕후와 혜빈 홍씨를 잘 공양해 칭송을 받았다. 정조가 즉위한 후 왕비로 책봉됐지만 자식이 없었고 일생을 검소하게 지냈다고 기록돼 있다.
이PD는 드라마를 만들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허구와 실제를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이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상상에 의존해 보완하며 극적 재미까지 곁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대리청정, 경제정책, 금난전권 등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소재들이 남아있어 이것을 풀어가는 것이 과제"라고도 말했다. '이산'이 이런 과제들을 어떻게 풀면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함께 담아낼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고재완기자 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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