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청소년의 극장 관람료 할인이 축소되고 멤버십카드 할인 등이 사라진데는 밀실에서 벌어진 '담합'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연간 1억5천만명이 즐기는 '국민 엔터테인먼트' 영화에도 사업자간의 검은 뒷거래가 횡행해 결국 관람객만 피해를 본 셈이다.
국내 영화시장을 독점중인 대기업 계열 영화배급사와 상영관들이 영화관람료 할인을 중지키로 담합했다는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드러났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백용호)는 지난 16일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5개 영화배급사 및 3개 복합상영관이 영화관람료 할인행위를 중지하기로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69억1천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서울영화상영관협회가 영화관람료 할인중지를 결의한 후 회원사인 상영관들에게 결의내용을 통보한데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역시 과징금 3천만원을 부과했다.
대전·마산·창원지역 소재 총 4개 상영관들은 영화관람료를 담합해 인상했다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사업에선 갈등 빚다 담합은 '척척'
이번에 공정위로부터 적발된 대형영화배급사는 국내 시장의 79.3%를 차지한 CJ엔터테인먼트, 미디어플렉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며 대형복합상영관은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다. 이들 상영관의 시장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이들 배급사와 상영관은 지난 2007년3월12일 모임을 갖고 관람료 할인을 없애자는데 합의하고 배급사가 상영관에 자체할인을 금지하는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 상영관 자체할인을 중지키로 했다.
공문에는 ▲상영관 자체할인 금지 ▲단체할인 1천원내 배급사와 협의 시행 ▲조조 및 심야 시간은 11시전 오후 11시 이후 ▲초대권은 개봉 2주 후부터 사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같은 공문을 근거로 상영관들은 멤버십카드 할인, 특정 요일 가격 할인, 상영관 이벤트, 대학생할인 및 청소년 추가할인 등 각종 상영관 자체 할인이 사라졌다.
사업자 | CGV | 롯데 쇼핑(주) | 메가 박스 | CJ엔터 테인먼트 | 미디어 플렉스 | 시네마 서비스 | 한국 소니픽쳐스 | 합계 |
과징금 | 1,554 백만원 | 989 백만원 | 534 백만원 | 2,066 백만원 | 126 백만원 | 266 백만원 | 1,379 백만원 | 6,914 백만원 |
과거 CJ측과 롯데측은 배급과 상영과정에서 상대방 상영관에 대한 차별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담합에서는 '척척' 손발이 맞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으로 한달 내에 1인당 280원, 3개월내에 380원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해 영와 관람객들이 추가로 부담한 관람료는 약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할인 폐지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가져왔다는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대형 배급사와 상영관의 부당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가격할인 철폐 담합을 추가로 적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상영관 매점 매출을 늘리려 무료 영화표를 남발하고 '인기영화'를 빌미로 수익배분이나 상영기간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온 9개 대형 배급사 및 상영관에 시정명령을 내렸었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행위가 전국 영화시장에서 영화관람료 할인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영화배급사와 복합상영관들이 공모해 추진한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단정했다.
국내 영화시장에서 시장기능의 작동을 원천 봉쇄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해 막대한 소비자 피해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김상준 시장감시국장은 "영화가 서민·중산층에 친숙한 문화상품이라는 점에서 서민생활비 경감과 물가안정 차원에서도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이뉴스24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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