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분위기는 생각보다 가라앉아 있지는 않았다. 평소처럼 농담을 하며 공을 다루는 선수들의 표정에는 전날(10일) 이탈리아전 0-3 패배의 아픔은 어느 정도 가신 듯했다. 물론 쉽게 잊을 수는 없는 경기였다.
오는 13일 온두라스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D조 3차전 경기를 갖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중국 친황다오에서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전세기로 상하이에 도착, 푸동 유안쉔 스포츠센터에서 회복 훈련에 집중하며 8강행 희망에 불씨를 지폈다.

선수들은 세 그룹으로 나눠 훈련을 했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들은 운동장을 가볍게 뛰며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박주영, 신광훈, 오장은 등 무릎에 약간의 타박상이 있는 선수들은 최주영 의무팀장과 함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고 출전하지 않았던 이들은 수비 및 슈팅 훈련을 했다.
박성화 감독은 수비 및 슈팅 훈련을 지도하면서 192cm의 장신 수비수 김근환과 오른쪽 풀백 김창수에게 조끼를 입힌 뒤 상대방의 침투를 가상한 훈련을 했다. 그동안 선발 출전하지 못했던 두 선수를 온두라스전에서 활용해볼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이후 슈팅 훈련을 하는 선수들에게 여러 지시를 하며 물끄러미 지켜봤다. 앞서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미드필드 숫자를 늘려 공격적으로 나가 골을 노리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실천에 옮기기라도 하듯 센터아크에서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하는 훈련을 이탈리아전 때 적게 뛰거나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동안 실시했다.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세 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둔 뒤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잡아주기를 기원해야 한다. 골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경기인 것을 박 감독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선의 방책이나 마찬가지다.
조이뉴스24 /상하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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