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가녀린 체구의 미녀 검객 남현희가 2008 베이징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에서 은메달을 땄다.
한국 여자 펜싱 역사상 이룬 첫 메달이었으며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플뢰레 금 메달리스트 김영호 이후 8년 만에 따낸 쾌거다. 때문에 그 의미는 아쉽다기 보다는 앞으로 남현희가 오를, 그리고 한국 펜싱이 올라갈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을 예감캐 한다.
153cm. 요즘 초등학교 4~5학년 여학생 정도의 키다. 작고 가녀린 몸만큼이나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를 지닌 스물일곱살의 미녀 검사는 스스로 '싸움닭'으로 불리길 원했다. 경기장에서만큼은 신체 조건에 구애 받지 않고 철저한 실력과 기민함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남현희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이겨나갈 때마다 발산되는 카리스마와 누구보다 뛰어난 승부욕은 마치 자기 자신의 몸집보다 서너배쯤 커다란 물소를 단숨에 제압하는 한 마리의 표범과도 같았다.
작고 날렵한 신체 조건을 이용해 빠른 스피드와 순발력 그리고 기민한 판단력으로 긴 팔다리를 가진 외국 선수들을 하나 하나 제압하는 모습은 정녕 아름다웠다.
사실 남현희의 작은 몸집과 귀여운 외모는 경기에서는 매우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된다. 전투에 있어서 상대방에게 기선을 제압당하는 것은 매우 치명타이기 때문. 그런면에서 남현희의 선수 생활까지 위협했던 '성형파문'은 오히려 득이 됐다.
펜싱 유망주로 한참 잘나가던 남현희는 2006년 눈썹이 눈을 찔러 헬멧을 쓰고 경기하기 힘들자 수술을 받았다.(이때 의사의 권유로 볼을 부풀리는 수술까지 받았다)
남현희의 외모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10대후반이라 해도 믿길 만큼 동안에 동글동글하고 복스러운 외모를 지녔다. 때문에 칼자루를 쥔 검사의 모습으로는 적당치 않다.
남현희는 쌍꺼풀 수술에 따른 훈련 소홀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았고, 당시 그의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닥까지 떨어진 그녀는 다시 한번 독기를 가득 품고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 쌍꺼풀 수술과 볼을 부풀리는 수술로 인해 결과적으로 귀엽고 어려 보이는 데서 비롯되는 단점까지 보완했다.
남현희의 눈은 동양인 특유의 쌍꺼풀이 없는 훝꺼풀에 전체적으로 얼굴 윤곽이 계란형에 가로폭이 좁아 갸름하고 작은 얼굴이 특징이다. 또 웃는 입술 라인이 작고 도톰해서 슬며시 짓는 미소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런 눈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원더걸스의 소희와 은반의 요정 김연아다. 이들은 매혹적인 홑겹눈으로 여성스럽고 동양 여자 특유의 조신한 스타일을 연출함과 동시에 섹시함으로 상대방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칼을 쥐고 경기장에 나서야 하는 남현희 입장에서는 단점 아닌 단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남현희는 수술 이후 또렷한 눈매가 살아나고 앙팡지고 날카로워 보이는 눈빛으로 다시 태어 났으며, 볼에 살이 없어 가녀리게 보이기만 하던 얼굴에 통통하게 살이 오르면서 독기를 가득 품은 작은 독수리로 거듭났다.
징계가 풀리고 경기장에 나타난 남현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민첩하고 스피디한 경기 운영방식에 눈빛은 펜싱 헬멧을 쓰고서도 날카롭게 빛나 놀라울 만큼의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또 승부욕이 가득찬 듯한 두 볼은 검을 잡으면 물러서는 법이 없는 '남현희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집에서 지내던 시간 요가를 통해 정신집중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달았다. 요가는 사용하지 않는 신체를 사용함으로써 몸 전체의 근육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유연성을 키워 날렵한 동작이 필요한 펜싱에 적합한 운동이다.
또 정신 집중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칼끝을 피하고 내 칼을 상대방의 몸통에 찌를 수 있는 순간 집중력을 키우기에도 그만이다.
경기를 끝낸 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남현희는 방금전 독기를 품고 달려들던 그 작은 검사가 맞나 싶을 만큼 발랄한 스물일곱 여자의 모습으로 돌아와있었다. 방금 세수를 끝낸 듯 맑은 얼굴에 깔끔하게 빗어 묶은 머리와 옅은 립글로스를 바른 모습은 영락없는 신세대 여자였다.
경기장에서도 얼짱으로 통해 올림픽 미녀 스타로 불리고 있는 남현희는 경기장 밖에서는 특유의 귀여움과 깜찍함 스타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특히 그녀의 미니 홈피에는 셀카의 귀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다양한 포즈와 표정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어 평소 애교 넘치는 사랑스런 여자 남현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 정상에 선 사람이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는 지 남현희는 몸소 보여줬다. 아쉬운 은메달이지만 앞으로 그녀의 목에 걸 금메달을 믿는 남현희의 의지는 온몸에서 발산되는 카리스마와 함께 오래도록 팬들의 가슴에 남을 것이다.
조이뉴스24 홍미경기자 mkh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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