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모르지.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경기 전까지 골득실에서 수원 삼성에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던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의 연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한 마디 던졌다. 5월 18일 부산 원정에서 3-1로 승리를 거둘 당시와는 다른 부산의 선수 구성으로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는 이야기였다.
김 감독의 표현대로 18일 저녁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2라운드 경기에는 5월 경기에 뛰었던 부산의 11명 선수 중 2명(도화성, 안성민)만 선발, 2명이 후보(안정환, 핑구)로 출전 명단에 포함되어 있을 뿐이었다. 선발 9명과 대기 4명은 당시와 다른 새 얼굴들이었다.
외부 환경도 달라져 있었다.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에서 맹활약하며 축구팬들에 신선함을 안긴 부산 공격수 정성훈으로 인해 팀 분위기도 더 없이 좋아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 휴식기가 끝나고 치른 10경기(컵대회 포함)에서 3승4무3패(15득점 15실점)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경기력이 시즌 초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 부산을 상대한 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물론 성남에도 달라진 것이 있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를 맛보고 돌아온 이동국이 지난 4일 경남FC와의 경기에서 23개월여 만에 골 맛을 보며 부산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동국 외에도 볼리비아 국가대표 아르체도 공격 본능을 가다듬고 있었다.
부산의 새 얼굴들을 상대한 성남은 전반 공격 기회를 쉽게 잡지 못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모따의 슈팅은 파비오-홍성요에 막히고 이동국의 침투는 수비형 미드필더 서동원이 1차 저지선을 형성해 무력화시켰다.
전반 33분 성남의 손대호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공격 기회는 오지 않았다. 후반 10분, 김학범 감독은 아르체를 빼고 두두를 투입해 반전을 시도했다. 부산의 황선홍 감독도 김승현 대신 정성훈 카드를 꺼내들어 대응했다. 공격진이 강화되면서 경기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후반 19분 모따가 홍성요를 밀쳤고 주심이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고 누적이 되면서 퇴장을 당했고 일순간 경기 분위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수적 우세를 점하자 황 감독은 후반 25분 안정환을 투입시켜 골에 대한 집념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골은 성남에서 터져나왔다. 후반 36분 김정우가 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수비에 맞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흘렀다. 이를 잡은 이동국이 지체없이 슈팅,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이동국의 골을 잘 지킨 성남은 추가시간, 부산의 총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1-0으로 승리, 승점 3점을 따냈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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