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SK 와이번스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0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무실점 역투와 최정의 쐐기 타점 등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4승 1패로 이번 시리즈를 마감,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것은 SK가 5번째(팀으론 4번째)다. 1986년~89년 해태가 4년 연속 우승을 한 적이 있으며, 해태(1996년~97년) 현대(2003~04년) 삼성(2005~06년)이 2년 내리 정상에 올랐다.
두산은 1차전(26일, 문학구장)에서 먼저 승리를 거두고도 이후 내리 4연패, 지난해 악몽을 되풀이하며 정상 문턱에서 다시 주저앉았다. 6.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낸 선발 김선우의 호투도 결정타가 터지지 않는 타선 침묵에 빛이 가렸다.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팽팽하고 수준 높은 투수전이 펼쳐졌다. 그러다 보니 승부는 화끈한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갈렸다.
SK 선발 김광현이 6.1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두산 선발 김선우 역시 6.2이닝 동안 안타 2개밖에 맞지 않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양팀 투수들이 워낙 잘 던지니 점수 뽑기가 만만찮은 경기였지만 두산에 분명 초반 기회가 있었다. 1회말 이종욱의 볼넷과 도루로 만든 1사 3루 찬스에서 김현수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선취점을 올릴 기회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또 2회말에도 최준석의 볼넷과 유재웅의 안타, 그리고 희생번트로 1사 2, 3루의 황금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재호(포수 파울플라이)와 이종욱(삼진)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6회까지 0-0. 7회초 들어 SK는 호투하던 김선우가 갑작스레 제구력 난조를 보인 덕에 안타 없이 볼넷과 사구2개로 2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박경완이 타석에 들어서 힘차게 스윙했지만 공은 3루수 김동주 정면으로 갔다. 앞서 수 차례 호수비를 펼쳐왔던 김동주가 이 때 그만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SK는 힘들이지 않고 천금의 선취점을 뽑아낼 수 있었다.
일단 균형을 깨자 기세가 오른 SK는 8회초 2사 1, 2루에서 최정이 두산 두번째 투수 이재우로부터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려 2점째를 올렸다. 3, 4차전에서 거푸 결승타를 날렸던 최정은 이날 쐐기 타점까지 올리며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도 차지했다.
두산이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준 반면 SK는 결정적인 위기에서 호수비가 잇따라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8회말 반격에 나선 두산은 김현수의 볼넷과 김동주의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SK 3번째 투수 윤길현의 투구를 통타, 좌중간을 거의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7회부터 교체 투입돼 들어온 SK 중견수 조동화가 전력질주 후 슬라이딩까지 하며 이 타구를 잡아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이번에는 오재원이 좌익수 쪽으로 빨랫줄 타구를 날려보냈지만 이마저도 좌익수 박재상의 몸을 날린 수비에 걸려들고 말았다. 두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팬들은 땅을 칠 순간이었다.
9회말, 두산은 최승환의 볼넷과 김재호 이종욱의 연속안타로 다시 한 번 무사 만루의 마지막이자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미 SK쪽으로 우승 운이 넘어간 뒤였을까. 고영민의 투수 땅볼로 물러난 데 이어 김현수마저 투수 정면 병살타를 쳐 경기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숨죽이고 있던 SK 응원단에서는 폭죽과 함성이 터져나왔고, 모든 SK 선두단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조이뉴스24 잠실=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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