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 서포터보다 두 배나 많아 보이는 '녹색 형광' 유니폼을 입은 원정팀 서포터의 목소리에 힘을 얻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6강 플레이오프 티켓 마지막 한 장을 차지하기 위해 한 발이라도 더 뛰어야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가 1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5라운드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2-1의 승리를 거두고 남은 6강 PO 티켓 1장을 손에 쥐기 위한 희망을 이어갔다. 패한 성남은 FC서울, 수원 삼성의 경기 결과에 따라 1위 싸움 경쟁 탈락 여부가 결정된다.
양 팀은 매번 만나면 '모 아니면 도'식의 경기를 치렀다. 한 번 골문이 열리면서 연이어 골을 넣는 난타전을 벌이거나 팽팽한 경기 끝에 단 한 골로 결론이 났다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전자의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고 전북이 승리했다.
선제골은 성남이 넣었다. 전반 5분 김연건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한 볼을 모따가 골 지역 중앙으로 밀었고 이를 한동원이 오른발로 슈팅, 골문을 열며 1-0으로 앞서갔다.
이른 실점은 전북을 자극했다. 전북은 양 측면 풀백 최철순-신광훈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성남을 무너트리기 위해 애썼다.
최철순의 공격 가담은 성남 수비가 측면으로 쏠리는 효과가 있었고 전반 17분 최태욱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루이스가 최철순에 내준 볼을 지체없이 골 지역 중앙으로 패스했고 최태욱이 왼발로 성남 골키퍼 정성룡이 손을 뻗기도 전에 슈팅, 골을 넣은 것이다.
한 골씩 주고받자 난타전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21분 성남은 전북의 중앙 수비수 알렉스가 동료의 패스를 끊어내지 못해 권순태 골키퍼에 볼이 흐르자 김연건이 뛰어들어 슈팅했다. 볼이 권순태를 맞고 나오자 모따가 빈 골대에 슈팅 했지만 하늘 위로 날아가면서 골 찬스도 허공에 흩어졌다.
전반 30분 이현승의 역전골이 터졌다. 성남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강하게 차 넣으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끌려가게 된 성남은 후반 장신 공격수 김동현과 공격 능력이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를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성남의 다급함을 눈치챈 전북은 수비를 강화하면서 역습으로 위협했다. 후반 26분 조재진을 빼고 김형범을 투입하는 등 여유있게 경기 운영에 나섰다. 후반 34분에는 정경호까지 불러들여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애썼다.
속이 탄 성남 김학범 감독은 물을 들이켜며 안정을 찾으려 애썼다. 후반 32분 김동현의 왼발 슈팅이 하늘 위로 날아가자 안타까움에 생수병으로 골 가뭄을 해소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4분이나 주어졌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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