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킬러로 불리는 내셔널리그의 강자 고양 KB국민은행이 전북 현대를 크게 혼냈다.
고양 KB국민은행은 5일 저녁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대한축구협회)컵 축구 선수권대회 8강 전북과의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고양은 패해도 잃을 것이 없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고민기, 김요환, 조세권, 황연석 등이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잔 부상을 당해 1.5군의 선수 구성으로 전북을 상대했다.
고양과 사정이 다른 전북은 오는 9일 홈에서 경남FC와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티켓 마지막 한 장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선수 소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정경호, 조재진, 최태욱 등 주전급 선수들을 후보 명단으로 빼며 체력 안배에 중점을 뒀다.
경기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고양은 전반 7분 조영민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24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조상혁이 권순태 골키퍼 앞으로 보내는 등 골을 넣으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인지 실수도 있었다. 전반 27분 박병원이 페널티지역 안 왼쪽에서 걷어내려는 볼이 뒤로 흘렀고 이를 전북의 다이치가 잡아 슈팅, 크로스바를 맞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전반 30분이 지나면서 전북의 '명품 프리키커' 김형범의 발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김형범은 거침없는 돌파력으로 고양 수비를 흔들며 반칙을 유도했다.
발동이 걸린 김형범은 몇 차례의 프리킥을 고양 골문 근처로 보내며 골을 노리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전반 45분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쪽 구석으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작렬했다.
후반, 전북은 조재진을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다. 조재진은 고양 수비를 자신에게 유도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후반 17분 김형범이 페널티지역 밖 왼쪽에서 올린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최태욱이 헤딩 슈팅,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등 추가골 기운이 전북을 지배했다.
잘 틀어막던 전북은 후반 43분 고양에 동점골을 내줬다. 오른쪽 페널티지역 밖에서 김동민이 올린 가로지르기가 왼쪽 포스트를 맞고 나왔고 이를 황연석이 달려들어 그대로 슈팅,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대회 규정에 의해 승부차기로 돌입한 양 팀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관중의 속을 태웠다. 전북은 루이스(2번 키커)와 최태욱(4번)이, 고양은 김재구(1번)와 차종윤(4번)이 실축을 거듭하며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했다.
결국, 다섯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전북의 알렉스가 하늘로 실축한 반면 고양의 류병훈이 성공하며 승리의 여신은 고양에 미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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