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의 일본행이 드디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2일 일본야구기구(NPB)로부터 김동주에 대한 선수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것.
공식적인 신분조회 요청이 이뤄짐에 따라 김동주의 일본행은 이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작년 일본 진출을 추진했지만 신분조회 요청까지는 없었던 점을 미뤄볼 때 김동주의 일본행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한숨만 내쉬는 쪽은 다름아닌 두산의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다. 이혜천을 떠나보내고 홍성흔마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상황에서 김동주까지 팀을 이탈한다면 내년 시즌 두산은 차·포를 다 떼고 시즌에 임할 수밖에 없다.
두산 구단과 김경문 감독은 전력의 공백을 우려해 김동주만은 잡겠다는 속내를 공공연히 드러냈지만 김동주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그 동안 두산 협상단은 김동주를 만나 수 차례 잔류를 요구했지만 김동주의 일본행 의지를 꺾지 못했다.
김동주의 일본행 의지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직전 스탠딩 인터뷰에서 김동주는 "금액과 포지션, 팀마저 상관없다. 불러만 준다면 어디든 가겠다"고까지 밝히며 일본행에 '올인'하고 있음을 털어놨다.
이러한 김동주의 의지에 사실 김경문 감독도 이미 '김동주 없는 두산'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김동주 설득이 힘들겠다고 파악하고 대안 체제 마련에 고심 중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골든글러브 시상식날 이러한 속내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김 감독은 "좋은 조건으로 선수들이 떠나니 감독으로서는 축하해줘야지 어쩌겠냐"고 한숨을 내쉬면서 "빈 자리는 다른 선수로 메꿀 생각"이라고 팜시스템 가동을 예고했다.
이어 김 감독은 "용병을 투수에서 타자쪽으로 바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주축 선수들이 다 빠져나가더라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두산을 만들 것"이라고 이미 김동주의 공백을 감안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홍성흔과 김동주의 동시 이탈을 김 감독은 "최악의 사태"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지난 11월말까지 행해진 마무리 훈련 기간 김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그 때 일은 그 때 생각할 것"이라고 내내 홍-김과 관련된 얘기는 피했지만 "그 둘이 간다면 막을 수는 없지 않겠나, 그저 최악의 사태는 피했으면 좋겠다"고 불안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그 때 김 감독은 "만약 둘이 다 가면 타자 용병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주의 일본 진출이 유력시 됨에 따라 김경문 감독은 본인이 말한 '최악의 사태'를 실제로 직면할 처지에 놓였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내년 시즌 어떤 두산을 만들어갈 것인지, 2009년은 김 감독의 진정한 지도력을 엿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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