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감동, 도전정신으로 상징되는 MBC '무한도전'(연출 김태호 제영재)이 다소간 유지돼 오던 무거움을 벗고 풍자의 쾌감과 재미를 느끼게 했다.
'무한도전'은 14일 방송된 '쪽대본 드라마 특집'을 통해 각종 인기드라마의 명장면, 명대사의 패러디를 총망라하며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한국 드라마 제작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쪽대본'을 주제로 드라마 클리셰를 풍자하고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막장드라마를 가볍게 비틀어 꼬집는 '스킬'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무게감을 줄이고 박장대소하는 즐거움을 선사한 것.
'무한도전'은 레슬링, 체조, 핸드볼, 에어로빅, 봅슬레이 등 각종 비인기 스포츠 종목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특집을 마련하면서 한동안 무거운 테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주까지 3주에 걸쳐 방송된 '봅슬레이 특집' 편은 '예능다큐'의 진가를 발휘하며 '무한도전식' 감동 코드의 정점을 찍었었다.
그러나 14일 방송은 다소 무거운 주제도 가볍게 풀어내는 '무한도전' 특유의 익살과 해학으로 한 템포 쉬어가는 여유 있는 웃음을 유발했다. '순수 웃음'에 방점을 찍은 단발성 프로젝트로, '초심을 잃었다'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상황대처 능력과 트렌드를 읽는 감각에서 앞선 '무한도전'의 발 빠른 행보도 눈에 띈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전진 등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드라마 작가가 돼 릴레이식으로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요즘 최고의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아내의 유혹'이 두 축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시작은 '꽃보다 무도'였지만 결말은 '무도의 유혹'이었던 셈. 중간 중간 드라마 '하늘이시여', '천국의 계단', '청춘의 덫', '가을동화', '에덴의 동쪽', '질투' 등의 패러디와 한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기억상실증과 백혈병 등의 장치를 통해 주제 의식을 담아냈다.
시청자들도 '무한도전'의 '결코 가볍지 않은 가벼움'에 목말라했던 것일까.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 게시판과 '무한도전' 관련 기사 댓글란에는 '오늘 방송 대박이었다', '빅재미의 항연이라고 할 만하다', '방송 내내 웃음이 그친 적 없다' 등의 우호적인 글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그 가운데서도 '무한도전' 팀의 의미 있는 장기 프로젝트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뜻을 피력하는 '속도전'을 펼치기도 했다.
조이뉴스24 김명은기자 dra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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