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왕'의 벽은 높았다
이승엽(요미우리)이 '천적' 콜비 루이스(히로시마)에게 또다시 발목이 잡히며, 2년 연속 개막전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시범경기서 8홈런 17타점으로 타격 '2관왕'에 등극, 절정의 페이스로 시즌 개막을 맞은 이승엽이었다. 그러나 3일 열린 2009 시즌 개막전에서 첫 상대로 만난 히로시마 선발 루이스의 몸쪽 공략은 결코 만만찮았다.
이승엽은 3차례 루이스와 대결해 첫 타석서 외야 뜬공 하나를 친 외에는 2, 3번째 타석에서 잇따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구원투수 요코야마에게 볼넷을 하나 얻어내긴 했지만, 결국 루이스 공략에 실패한 것이 개막전 무안타의 주요인이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루이스는 지난해 일본 무대에 혜성같이 나타나 히로시마 에이스 자리를 꿰찬 실력파다. 다승부문 2위(15승), 평균자책점 2위(2.68), 탈삼진 1위(183개)를 기록했으며, 요미우리전에서는 3승1패 평균자책점 2.31로 특히 빼어났다.
이승엽은 작년 9월2일 경기서 루이스를 만나 3연속 삼진을 당한 바 있더니, 이날 개막전서도 2개의 삼진을 당했다. 루이스는 이승엽의 '천적'처럼 돼버린 것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닛칸 스포츠'는 4일자 보도에서 루이스에게 3타수 무안타로 밀린 이승엽에 대해 '이승엽, 천적 루이스에게 보낸 무념의 표정'이라고 표현했다.
이승엽 역시 "몸쪽을 공략해왔다. 공의 위력, 특히 공 끝도 대단했다. 칠 수 없었다"고 밝혀 루이스와의 대결에서 밀린 것을 인정했다.
이승엽은 3회 두 번째 타석과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루이스는 3회 5개 연속 몸쪽 슬라이더를 던져 반응을 살핀 뒤, 이승엽의 최대약점이라 할 수 있는 몸쪽 높은코스에 147km짜리 빠른직구를 찔러 넣어 삼진을 뺏어냈다. 6회 세 번째 맞대결에선 역으로 직구-슬라이더 패턴을 가져가더니,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택해 삼진으로 솎아냈다.
지난해부터 루이스와 두 차례 만나 모두 맥을 추지 못한 이승엽으로선 뭔가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다시 만나더라도 또 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3월28일 열린 야쿠르트와의 개막전에서 4번타자로 나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바 있다. 요미우리도 개막전을 패하면서 이후 구단 사상 최초의 개막 5연패에 빠졌다.
이승엽은 시범경기 때 유지했던 좋은 타격감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서, 또 소속팀 요미우리도 시즌 초반 분위기 상승을 위해서도 4일 열리는 히로시마와의 2차전이 중요해졌다.
요미우리는 2차전에서 WBC 대표로 참가했던 우쓰미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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