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3, 요미우리)의 2009시즌 부활포에 일본 현지 반응이 뜨거웠다.
이승엽은 4일 히로시마와의 2차전에서 기다리던 시즌 마수걸이 홈런(2회 좌중월 솔로)을 쏘아올렸다. 전날 개막전 무안타의 불안한 출발을 하루만에 상쇄하는 시원한 홈런포였다.
이에 요미우리 계열사 '스포츠 호치'는 "다이아몬드를 일주하는 이승엽의 모습에 미소는 없었다. 마치 지난해 진 빚을 갚기 위해선 홈런 하나론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일까"라고 이승엽의 진지해진 모습을 전하며 첫 홈런을 반겼다.
해설을 하는 일본 야구 전문가들도 이승엽의 홈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 요미우리 감독 출신 호리우치 씨, 히로시마 출신의 노무라 씨 등 해설위원들은 "첫 안타가 홈런포였다. 마에다의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이승엽다운 홈런이었다. 호투하던 마에다를 상대로 한 값진 홈런이었다. 실투성의 공을 놓치지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히로시마 선발 마에다는 이승엽 바로 앞타석의 라미레스를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었다. 라미레스에겐 4구째 던진 외곽 변화구로 타격감을 흐트러뜨린 뒤 6구째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초구 슬라이더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보낸 뒤, 밋밋한 바깥쪽 113km짜리 커브를 노려쳐 홈런을 때려냈다. 외곽볼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정확한 컨택, 그리고 수싸움이 어우러진 부활포였다는 평이다.
이 홈런은 지난 시범경기 때 빼어난 타격기술로 칭찬받았던 8호 홈런과 비슷했다. 구종도 같은 커브인데다 모두 바깥쪽 코스로 떨어지는 공을 정확하게 받아친 것이었다.
'스포츠 호치'는 "(지난해와는 달리) 주저없이 스윙을 했으며, (부상을 털어낸) 왼손이 받쳐줌에 따라 양손 스윙이 가능해졌다. 이승엽답게 (밀어쳐) 좌측방향으로 뻗어나가는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이승엽이 타격폼을 완전히 가다듬고 시즌을 맞이했음을 알렸다.
이승엽은 8회 4번째 타석에선 요코야마 투수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냈는데, 이 역시 외곽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에 잘 대처함으로써 만들어낸 안타였다. 이번에는 잡아당겨 우중간을 갈랐다.
이날 타격에 대해 이승엽은 "몸상태는 괜찮았다. 홈런보다는 첫 안타가 나와서 다행이다. 3일 경기(개막전)서 5번타자로서 팀에 공헌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홈런까지 쳐내서 다행이다"고 스스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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