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거침이 없다.
이집트 3개국 대회(체코 2-2 무, 이집트 4-1 승)를 포함해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두 차례 평가전(1차전 3-1 승, 2차전 2-0 승)까지 홍명보호가 공식경기에 나서 거둔 성적은 3승1무, 패가 없다. 지난 2월19일 출범한 U-20 대표팀이 이제 '홍명보호'만의 진정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홍명보호의 상승세와 좋은 분위기, 그리고 선수들의 발전은 역시나 홍명보 감독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홍명보의 '부드러움'이 선수들을 춤추게 만들고 있다. 부드러운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내고 있다.
지난 4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펼쳐진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평가전. 경기 전 만난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긴장감이 높다. 아직 편안하지 않은 분위기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말도 걸고 장난도 치며 분위기를 개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부드러운 스승의 모습으로 제자들을 대하려 했다.
경기가 시작하자 홍명보 감독의 '부드러움'은 더욱더 빛을 냈다. 이재훈의 중거리 슈팅이 한참을 벗어나자 홍 감독은 "괜찮아, 괜찮아"라며 기운을 북돋아줬고, 흐름이 상대 쪽으로 향하자 "흐름이 안 좋으니 차분하게 하자"며 부드럽게 선수들을 재정비 시켰다.
또 공격수 박희성에게 직접 물을 건네주며 대화를 나눴고 김영욱이 교체돼 들어오자 따뜻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교체돼 나가는 김동섭에게는 "20분 남았으니 열심히 뛰어"라며 응원의 말도 했다.
후반 36분 조영훈이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자 홍명보 감독은 박수를 치며 "굿! 굿! 굿!"을 외쳤다. 그리고 경기 종료 10분이 남은 상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찰나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10분 남았으니 플레이 어떻게 해야돼?"라고 질문을 했고 질문을 받은 선수들은 집중력을 다잡을 수 있었다.
부드러움의 대명사 홍명보 감독이지만 항상 부드럽지만은 않다. 홍명보 감독에겐 날카로움도 있다. 매섭고 차가울 때도 있다.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하고 있다.
경기 전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을 편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하지만 감독으로서 권위도 생각한다"며 날카로운 지도자의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가 진행되던 중 홍명보 감독의 '날카로움'은 쉽게 볼 수 있었다. "볼 컨트롤 해!" "볼 빼앗기지 마!" "그러면 어떻게 해!" 등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전술과 다른 행동과 플레이를 하면 어김없이 호통을 쳤다.
특히 조직력을 망치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그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서용덕이 한 템포 늦게 패스해 볼을 빼앗기자 홍명보 감독은 "서용덕! 한 템포 빨리 패스해야지. 자신의 타이밍에 맞춰 차려니까 안되지!"라며 서용덕의 플레이를 지적했다.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을 함께 가진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선수들에게도 역시 홍명보 감독은 부드럽고 또 날카로웠다.
경기 후 만난 '홍명보호 캡틴' 김영권(19, 전주대)은 "홍명보 감독님은 카리스마가 있어 선수 입장에서 감독님 대하기가 어렵다. 감독님은 우리 선수들의 우상이다. 그래서 너무나 높게만 보였다"며 홍명보 감독의 날카로움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감독님을 어려워하다보니 감독님이 우리와 친숙해지려 노력하신다. 훈련이 끝나면 식사 후 항상 미팅을 가진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재밌다. 감독님께서 가끔 선수들에게 장난도 치시며 우리들을 이해시키려 노력하신다. 축구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홍명보 감독의 부드러움을 전했다.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의 공존. 홍명보호가 날아오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조이뉴스24 파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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