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레블 달성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스페인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바르셀로나는 28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이하 맨유)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4강에서 만나 맨유에 1무1패로 쓴맛을 보며 결승행 티켓을 헌납했던 바르셀로나는 화끈한 복수에 성공하며 올 시즌 유럽 정상에 올랐다. 2005~2006 시즌 우승 이후 3시즌 만의 감격이었다.

박지성이 선발 출전한 가운데 전반 시작과 함께 맨유의 공세가 시작됐다. 전반 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강력한 프리킥이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의 몸을 맞고 나왔고, 박지성이 달려들어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에 맞고 꺾이며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이후 호날두가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맨유의 공세를 잘 막아낸 바르셀로나에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10분 역습 상황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재치있게 수비 사이 공간으로 연결한 볼을 에토오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넘어지며 골을 터뜨렸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천천히 패스를 주고받으며 여유있게 경기 운영을 했다. 리오넬 메시는 전반 18분 위협적인 왼발 슈팅으로 맨유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다급한 맨유는 볼을 뺏으며 공격 기회를 노렸지만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맨유는 안데르손 대신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입해 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은 너무나 좋았다. 메시의 돌파는 맨유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7분 사비가 아크 중앙에서 시도한 프리킥은 오른쪽 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공격력이 폭발적이었다.

답답했는지 호날두는 후반 19분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다 볼을 뺏기는 등 공격의 템포를 스스로 끊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0분 박지성 대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우연인지 박지성이 빠진 뒤 바르셀로나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25분 사비가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가로지르기를 메시가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를 앞에 두고 머리로 추가골을 작렬하며 맨유를 무너트렸다.

점수가 벌어지자 퍼거슨 감독은 라이언 긱스를 불러들이고 마지막 카드 폴 스콜스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두 골 차는 너무 컸고, 슈팅이 수비벽에 차단되는 등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의 우승 세리머니를 멍하니 지켜보는 것이 맨유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