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이 이제 '아마겟돈(최후의 전쟁)'을 앞두고 있다. 잔여경기는 4게임 남았지만 '1패'(롯데 승리 경우)면 더 볼 것도 없이 4강 탈락이기에 오늘(22일) 문학 SK전서 삼성은 '올인'을 넘어 빚을 지더라도 가진 것을 모두 털어넣어야 되는 상황이다.
현재 5위 삼성은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64승 65패를 기록, 2경기를 남겨둔 4위 롯데에게 1게임차로 뒤져 있다. 롯데가 2승하면 무조건 탈락이며 롯데가 1승 1패일 경우 전승, 2패일 경우 3승 1패를 거둬야 막판 대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
문제는 상대인 2위 SK도 끝까지 호랑이 사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15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SK가 KIA를 제치기 위해서는 KIA의 잔여경기(2경기) 전패와 함께 19연승을 찍는 길밖에 없다. 오늘 삼성에게 패하면 SK는 선두 탈환이 불가능해지고 KIA가 자동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SK와 삼성의 상황은 천지차이다. SK는 한국시리즈 직행이냐 플레이오프행이냐를 두고 분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삼성은 그야말로 가을야구 탈락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온 삼성으로서는 '명가'의 대가 끊기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삼성은 올 시즌 주력군들의 부상 속에서도 분투하며 마지막까지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진갑용, 양준혁, 오승환, 박진만, 안지만, 조동찬이 부상으로 신음했고, 포수 현재윤도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선동열 감독은 그야말로 구멍이 숭숭 난 전력으로 시즌 내내 인상을 구겼고, 불펜 B조(추격조 혹은 패전처리조)의 '방화'까지 겹치면서 힘든 날들을 보냈다.
그나마 시즌 전반에는 크루세타, 후반은 윤성환, 그리고 이후 합류한 나이트의 활약과 필승조(정현욱, 권혁) 조합으로 어찌어찌 승수를 채웠다. 화력도 들쑥날쑥 했지만 해줄 때는 해주면서 4강의 언저리에서 지금까지 버텨왔다.
뒤돌아보면 삼성의 현 행보 자체도 분투 끝에 얻어낸 좋은 성적이다. 롯데가 시즌 막바지 연승을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삼성의 4위는 별 문제가 없었고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주, 그리고 마지막 몇 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삼성은 단 1패로 숨통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전승을 거두고 롯데가 패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희망을 이어가기 위한 시작은 22일 롯데전서 히어로즈가 분전해주는 것과 SK의 연승을 끊어내는 사자의 포효 뿐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