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미 2010 시즌을 준비 중이다. 벌써부터 스프링캠프 참가자 명단을 짜기 위해 매섭게 눈빛을 번뜩이고 있는 것. 그리고 그 중 결단을 내린 선택이 있으니 바로 이성열의 포수 복귀다.
요즘 두산 선수단은 연일 잠실 그라운드를 돌며 마무리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떠난 선수들을 제외하고 김선우,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 최승환 등 주축 선수들을 비롯해 신인과 2군 선수들은 모두 잠실 구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 역시 마찬가지. 김 감독은 매일 12시경 잠실로 출근해 '방망이'를 쥐고 그라운드를 돌며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은 올 시즌 주로 교체 지명타자로 활약한 이성열을 겨우내 포수로 다시 전환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선수 본인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팀에게는 포수 자원의 확보라는 두 가지 이득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김경문 감독의 노림수다.
이성열은 순천 효천고 시절 장타력을 갖춘 포수로서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03년 2차 1순위로 LG에 입단한 후 조인성, 김정민, 최승환(현 두산) 등 쟁쟁한 선배 포수들의 벽에 막혀 변변한 출장기회가 없었다. 장타력이 아쉬워 LG는 이성열을 외야수로 전향시켰지만 타격 잠재력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최승환과 함께 두산으로 2대2 트레이드된 후에도 이성열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09 시즌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그에게 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돌아온 것은 31경기 79타석 69타수 17안타(2홈런) 타율 2할4푼6리라는 얄팍한 성적표 뿐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올 시즌 후 결단을 내렸다. 이성열을 다시 포수로 전환시키면서 그에게 또 한 번 새로운 기회를 줌과 동시에 행여나 발생할 지도 모르는 포수기근 사태를 예방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 때까지는 이성열을 포수로서 훈련시켜볼 참이다. 괜찮으면 스프링캠프까지 지켜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며 "요즘은 시간적으로 기회를 가져볼 수 있을 때다. 포수 하면서 더 잘할 수도 있고, (최승환, 용덕한 외에) 포수를 마련해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이성열의 포수 재훈련을 설명했다.
김현수, 이종욱, 임재철로 이어지는 외야수 라인을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이성열. 지명타자 출전도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김경문 감독이 '포수 복귀'라는 다소 놀라운 카드를 빼들었다.
김 감독은 "팀을 최고로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시도할 생각"이라고 전하면서 이와 관련된 답변에 끝을 맺었다.
두산은 이미 2010년 준비에 한창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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