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We can!"…박항서 감독이 외친 단 한마디

"Yes, We can!"

박항서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FC서울과의 경기에 앞서 외친 한마디다.

K리그 3위와 6위의 대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FC서울과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로 올라온 전남의 일전.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는, 어쩌면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경기. 하지만 박항서 감독의 한 마디가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남과 서울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남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을 무너뜨렸다. 경기 전 박항서 감독을 만났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를 앞두고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던졌을까. 박항서 감독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단 한 마디, "Yes, We can!"이라고 외쳤다.

박항서 감독은 "Yes, We can! 이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라커룸 칠판에 써놓기도 했다. 특별히 할 말이 없어 간단히 했다. 특별한 주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승리를 위해 많은 주문과 많은 조언을 할 법도 하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말을 아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당한 개막전 치욕스러운 1-6 패배. 박항서 감독이나 전남 선수들의 가슴에 한으로 맺혀있는 응어리다. 지난 최종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서울을 리그 3위로 내려앉게 만들었지만 한이 풀리지 않았다. 전남 선수들이 '독'이 품은 이유다.

게다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는 경기 전 FC서울과 전남과의 개막전 영상이 방영됐다. 6골을 실점하는 장면을 또 봐야만 했다. 이 영상은 전남 선수들의 가슴을 더욱 불타오르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박항서 감독은 "어느 때보다도 사기가 충만해 있고 잘 준비가 돼있어 선수들에게 특별히 할 말이 없었다. 개막전 1-6 패배 영상이 틀어진다면 우리 선수들에게 더 자극될 수 있다. 개막전의 아픔, 그것을 보고 갚아줘야지 생각할 것이다. 지난 최종전에서 1-1로 비겨 갚아주지 못했다. 이번에는 갚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원정경기를 오면서 잡은 서울의 한 호텔. 박항서 감독은 서울전 경기 당일 까지도 호텔방을 빼지 않았다. 패배한다면 바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22일 성남-인천전을 보러갈 생각만 했다.

박항서 감독은 "서울에 잡아 놓은 호텔 방을 아직 빼지 않았다. 누구든 승리를 위한 준비는 한다. 서울을 이기고 내일 성남과 인천의 경기 보러가야지"라며 다음을 기약하고 있었다.

박항서 감독을 말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서울에 설욕을 했고, 성남과 인천의 경기를 보러갈 수도 있게 됐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한마디 말. 선수들을 믿고 신뢰한다는, 그리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에 차있다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한마디 주문이 만들어낸 '매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