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보여준 알미르 덕택에 신승을 거둔 포항 스틸러스 발데마르 레모스 감독은 주심의 종료 호각이 울릴 때까지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 부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항은 10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2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은 포항이 우세했지만 결정력이 떨어지면서 다소 어려운 경기를 했다. 비단 챔피언스리그 말고도 포항은 지난 6일 정규리그 대구FC와의 팀 개막전에서도 0-1로 뒤지다 노병준과 알미르의 연속골로 2-1로 어려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레모스 감독은 "위험한 상황이 두세 번 있었다"라고 이날 경기 기억을 되짚은 뒤 "종료 시간이 가까워졌는데 볼 소유를 못해 공격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역습을 허용하게 됐다"라고 동점골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교수님'처럼 차근차근 설명했다.
포항은 전반 8분 황재원의 헤딩골로 앞서가다 후반 43분 알미르가 히로시마 마키노 토모카이의 발을 걸어 넘어트려 페널티킥을 허용해 1-1 동점을 내줬다. 다 잡았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는가 했으나 다행히 알미르가 45분 노병준의 패스를 받아 헤딩으로 골을 넣으며 '역적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볼 소유를 통해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어야 했다고 지적한 레모스 감독은 "계속해서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는데 포항을 상대하는 팀들이 수비에 중점을 두고 해서 그렇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가 우리를 강한 팀으로 생각해 쉬운 경기를 못하고 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힘을 보여 준 부분에 만족한다"라고 선수들이 승리를 가져오는 힘을 보여준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부상으로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설기현의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경기를 하지 않았던 선수라 준비가 됐을 때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히로시마의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은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양 팀에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패했지만 선수들이 수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한 점차 패배를 겸허히 수용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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