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투쟁은 훈련에서도 계속됐다.
오는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약 1시간 30분에 걸쳐 공개 훈련을 가졌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박주영(AS모나코)은 오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마이클 쿠이퍼스 피지컬 트레이너와 가볍게 몸을 푼 뒤 오후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고 쉬었다.
총 24명이 나선 훈련은 즐거운 술래잡기 게임으로 시작됐다. 두 명씩 짝지어 중앙원에 둘러 누운 가운데 추격자와 도망자가 한 명씩 나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였다. 도망자가 두 명이 누워있는 한 그룹에 누우면 다른 사람이 일어서서 추격자를 역으로 쫓는 식의 훈련으로 10분 정도 이어졌다.
술래잡기 훈련은 순발력과 공간 이동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전체 선수들의 완전한 합류가 이뤄지지 않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즐거운 웃음이 있는 훈련으로 이끄려는 세심한 의도도 숨어 있었다.
머리를 박박 민 차두리의 저돌적인 추격이 이어지자 도망자는 기겁하며 몇 미터 움직이지 못하고 근처 그룹에 누워 버렸다.
조원희와 이영표는 오도 가도 못하며 서로 바라보기만 해 폭소를 자아냈다. 규칙이 헷갈렸는지 술래가 추격하다 눕는 등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해 훈련장에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웃음바다에 빠졌던 선수들은 이내 패싱게임으로 본격적으로 몸을 풀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13일 일본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마치고 돌아온 포항 스틸러스 소속의 김재성, 김형일, 신형민, 황재원과 이틀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등이 김치우(FC서울)와 함께 7명이 어우러져 회복에 집중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2그룹으로 나눠 즐겁게 볼을 가지고 놀았다.
7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과 골키퍼 3명은 8대8 미니게임으로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이어갔다. 미니게임에서는 최근 경기력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은 중앙 수비수 강민수(수원 삼성), 차두리와 오른쪽 풀백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범석(울산 현대)이 유독 소리를 지르는 등 열의를 보이며 훈련을 했다.
허정무 감독은 웃으면서도 이들의 움직임을 날카롭게 관찰했다. 에콰도르전을 통해 최종 23명과 예비명단 3명 등 총 26명을 고르고 4명을 탈락시켜야 하느 허 감독이다. 겉으로는 여유로운 척을 하면서도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12일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 원정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치렀던 이동국(울산 현대)은 15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다롄 스더)은 16일 오후 입국해 에콰도르 평가전이 열리는 경기장으로 곧바로 이동한다. 17일에는 러시아 프로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남일(톰 톰스크)과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 등이 입국해 허정무호 30명이 모두 모이게 된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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