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강 셈법은?...'승리'가 최고지만 '운'도 기대

또 등장했다. 한국 축구가 국제무대에 나설 때마다 따져야 했던 '경우의 수'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17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속한 B조 4팀이 2차전을 가져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16강 티켓 확보가 거의 확정적이 된 팀은 2승을 거둔 아르헨티나 뿐이다.

한국과 그리스, 나이지리아 등 3개팀은 오는 23일 새벽 3시30분에 치러지는 경기 결과로 16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됐다. 물론, 아르헨티나도 16강 탈락하는 경우의 수가 하나 남아 있어 B조의 혼란을 더하고 있다.

현재 B조 순위는 2승을 거둔 아르헨티나가 '승점 6'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나란히 1승1패에 골득실도 같은 한국(득점 4)이 그리스(득점 3)보다 다득점에서 앞서 조 2위를 기록했다. 2패를 안은 나이지리아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를 '경우의 수'를 통해 알아본다.

▲ 한국, 나이지리아전 승리시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이기게 되면 2승1패(승점 6)가 된다. 나이지리아는 3패로 바로 탈락 확정이다.

이 때 같은 시각 열리는 아르헨티나-그리스 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승리 또는 무승부를 거두면 아르헨티나가 조 1위,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아르헨티나가 이기면 3승(승점9), 무승부가 돼도 2승1무(승점 7)로 승점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리스는 1승2패 또는 1승1무1패로 역시 탈락이다. 한국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16강 진출' 해법이 되는 셈.

하지만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꺾으면 복잡해진다. 한국-아르헨티나-그리스 3개팀이 모두 2승1패(승점 6점)를 기록해 골득실-다득점-승자승 순으로 최종 순위를 따져봐야 한다.

골득실 면에서는 한국에 4-1로 승리해둔 아르헨티나가 가장 유리하다. 한국과 그리스는 골득실이 똑같이 '-1'을 기록 중이기에 최종전서 같이 이기더라도 다득점하는 팀이 유리하다.

▲ 한국, 나이지리아전 무승부시

이렇게 되면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가 되면서 아르헨-그리스 결과에 희바가 엇갈리게 된다. 일단 그리스가 승리(2승1패)하면 한국은 16강 진출이 좌절된다.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와 비기게 되면 또 복잡해진다.

한국이 2차전까지 다득점에서 1골 더 넣어서 조 순위 2위이지만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 그리스가 각각 상대팀과 비기면서 골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다득점에서 16강 진출 순서가 가려지기 때문.

다만, 다득점까지 같아질 경우에는 승자승 기준에 따라 그리스를 2-0으로 꺾은 한국이 순위 싸움에서 앞서 유리한 입장이다.

▲ 한국, 나이지리아전 패배시

최악의 셈법이다. 나이지리아에 패하면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함께 1승2패(승점 3)가 된다.

이렇게 되면 아르헨티나는 그리스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확정되며, 그리스는 아르헨티나에 무승부(1승1무1패)만 거둬도 역시 16강 진출을 이룬다.

하지만 그리스도 패할 경우 또 복잡해진다.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3개팀이 모두 1승2패가 돼 골득실-다득점 등으로 순위를 가려야 한다.

물론, 한국으로선 나이지리아전 승리가 '16강 진출'의 가장 좋은 해법이다. 다만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잡아줌으로써, 경우의 수에서 가능성이 좀 더 많아진 점은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