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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20년 전 트레이너로 맺힌 '우루과이 한', 감독으로 푼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E조의 한국은 벨기에와 스페인에 연패를 당하며 고난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미 예선 탈락이 결정됐지만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자 모든 것을 걸었던 3차전. 그 상대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였다. 우디네 델프리 홀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우루과이와의 3차전은 팽팽함의 연속이었다. 1승이라도 거두고 돌아가자는 의지를 다진 한국 대표팀은 투혼을 불사르며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한국은 경기 막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후반 25분 퇴장당한 윤덕여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45분 우루과이의 폰세카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의 0-1 패배. 3전 전패로 한국 대표팀은 쓸쓸히 이탈리아를 떠나야만 했다.

이회택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한이 맺혔다. 3전 전패의 수모. 특히 마지막 우루과이전의 패배는 아쉬움이 컸다. 대등한 경기력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 트레이너로 참가했던 그 역시 가슴에 한을 품게 됐다.

20년이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년 전 대표팀 트레이너가 이제 대표팀 감독이 돼 우루과이를 기다리고 있다. 20년 전 트레이너로 맺혔던 우루과이의 한을 이제 대표팀 감독이 돼 풀려고 한다.

허정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며 우루과이를 만난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대표팀 트레이너였던 허정무가 20년이 지나 남아공월드컵에서 당당히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우루과이전 승리에 목말라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우루과이는 상당히 역습을 잘하는 팀이다. 또 남미 팀이지만 힘과 터프함을 가지고 있다. 우루과이 경기를 많이 봤다. 뛰어난 선수가 많다.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하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16강에 만족하지 않고 8강에 가기 위해서 더욱 분발할 것"이라며 우루과이전 필승의 의지를 밝혔다.

20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루과이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월드컵 초대 우승국이자 월드컵에서 2회 우승한 저력 있는 팀이다. 비록 오랜 침체기를 겪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나 A조 조별예선에서 단 1실점도 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까지 자랑한다.

게다가 한국대표팀은 그동안 우루과이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무승부도 없었다. 4번 만나 4번 모두 졌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0-1로 패배한 후 2002년, 2003년, 2007년 친선경기로 3번이나 더 만났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2002년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이 성공시킨 1골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처음이자 마지막 골이었다. 나머지 3경기서는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한 채 패배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이라는 역사를 쓴 허정무 감독. 이제는 처음으로 우루과이를 꺾고 사상 첫 원정 8강을 이루기 위해 새 역사로 향하는 길 앞에 섰다. 20년 전의 '한'을 품고서 말이다.

조이뉴스24 더반(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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