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시즌 K리그 신인왕 '0순위'로 지목되고 있는 지동원(19, 전남)이 사고를 쳤다.
지동원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16강전 경남FC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전남의 7-4 대승을 이끌었다. 지동원의 프로 첫 해트트릭이다.
특히 지동원은 0-1로 뒤지고 있을 때 추격의 불씨를 당긴 동점골, 그리고 1-2로 뒤지고 있을 때 다시 한 번 동점골을 뽑아내 거듭 팀 분위기를 살려냈다. 팀이 가장 어려울 때 지동원은 해결사적 기질을 보인 것이다.
첫 번째 골은 특히나 환상적이었다. 전반 41분 지동원은 경남 골키퍼 김병지가 손도 쓸 수 없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동원은 아크 중앙에서 왼발 로빙 슈팅을 때렸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김병지의 손을 넘어 골망을 흔들었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여유롭고, 또 기술적인 슈팅이었다.
마침 이날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새 감독으로 선임된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경남과의 경기였다. 유망주 발굴, 어린 선수의 가능성을 가장 잘 파악한다는 조광래 감독 앞에서 지동원이 해트트릭 시위를 벌인 것이다.
경기 후 조 감독은 "어린 선수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은 점이다. 국가대표팀은 젊은 선수와 기존의 대표팀 선수들을 함께 꾸려나갈 생각"이라며 긍정적인 눈빛을 보냈다.
박항서 전남 감독의 칭찬도 이어졌다. 박 감독은 "어린 나이에도 잘해주고 있다. 위치선정, 전술적 수행능력이 뛰어나다. 측면과 중앙 모두 골고루 소화를 잘한다. 기대하고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만난 지동원. 그에게 국가대표팀은 아직 먼 이야기였다. 조광래 감독 앞에서 해트트릭을 해 강한 인상을 남긴 것에 대해 지동원은 "대표팀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눈앞에 두고 있는 지동원의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신인왕이다.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K리그에 조재철(성남), 홍정호(제주) 윤빛가람(경남) 등 좋은 기량을 가진 경쟁자들이 있다.
지동원은 "신인왕 욕심이 난다. 반드시 신인왕에 오르고 싶다"며 각오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최고의 경쟁자를 꼽았다. 바로 경남의 윤빛가람이었다. 지동원은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윤)빛가람 형이다"고 밝혔다.
윤빛가람은 현재 3골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5골2도움을 올리고 있는 지동원과 성적 면에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팀 순위는 윤빛가람의 경남이 앞서고 있다. 지동원이 그토록 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할 최고의 경쟁자다.
프로 첫 해트트릭. 지동원은 해트트릭 달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려운 경기에서 팀이 승리해서 더 기뻤다. 지동원은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했다. 그것보다 어려운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것이 더 기분 좋다. 준비를 열심히 했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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