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인터뷰를 해본 베테랑 중의 베테랑 양준혁(삼성)이 감격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살짝 붉어진 그의 눈시울에는 삼성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는 안도의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양준혁은 지난 24일 13년만에 대구구장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6회초 김현수를 대신해 이스턴리그 좌익수로 교체출장, 대구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후 안정감있게 좌익수 수비를 보던 양준혁은 3-8로 뒤진 7회말 금민철에게 우월 스리런포까지 터뜨리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이 홈런은 이스턴리그팀의 9-8 대역전승의 시발이었다.
경기 후 양준혁은 스리런포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말을 잇지못하며 더듬거렸다. 최고령 현역선수로 출장 자체가 한국야구의 신기록인 양준혁임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모습.
양준혁은 "대구팬들 앞에서...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뜻깊은 하루였다. 감사라고 해야할까...이렇게 응원해주셔서 선수로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중간중간 생각에 잠겼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에다가 무뚝뚝한 대구사나이인 양준혁도 '현역 황혼의 문턱'에서 쏘아올린 홈런포와 이에 열광하는 대구팬들의 환호를 보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날 대구구장 3루 응원단상에 앉은 팬들은 경기 전부터 양준혁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다. 양준혁도 종종 그 앞에서 손을 흔들며 팬들의 환호에 정성스럽게 답했다. 와중에 역전의 발판이 된 스리런포를 쏘아올리면서 양준혁은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었고 그 감격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2010년 올스타전은 양준혁에게 잊지못할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거리가 됐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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