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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LG맨' 된 2010 청소년대표 주장 강병의


"그 정도면 야구 천재 아닌가요? 뒤늦게 시작해 '청대'까지 뽑히고..."

서울 시내 한 고교선수는 강병의(충암고3. 유격수)에 대한 부러움과 칭찬을 동시에 나타냈다. 지난 5월말 대한야구협회가 제24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하기 직전 기자는 강병의에게 6명의 대표팀 내야수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귀띔해줬지만 그는 반신반의했다.

"정말 제가 대표 된 거 맞아요? 혹시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닌가요? 황금사자기에서 너무 못해 기대하지 못했어요." 그는 한참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대표팀을 소집한 최재호(신일고) 감독은 강병의를 주장으로 선임했다.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을 지닌 강병의가 팀 융화를 잘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팀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선 부담스러웠죠. 제 앞가림도 하기 어려울 만큼 훈련이 고되고 힘들었거든요.(웃음) 그래도 애들이 다 착하고 잘 해줬어요. 성적만 냈더라면 더 좋았는데, 그 점에선 아쉽고 속상해요."

180cm, 73kg의 체격으로 우투우타인 강병의는 체육교사의 권유로 중학교 때 뒤늦게 운동을 시작했다. 신월중 2학년 때 시작했으니 보통 초등학교 3-4학년 때 야구에 입문한 선수들과 비교하면 길게는 5년 정도 늦은 편. 하지만 빠른 발과 운동신경을 드러내며 동기들을 따라잡았고, 부드러운 핸들링과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고교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2011 신인지명회의에서 전체 47번으로 LG에 6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4라운드까지만 중계가 돼서 제 이름이 불리는 걸 직접 보지 못했어요. 초조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빗발치면서 (지명)됐다는 사실을 알았죠. 일단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서울 팀이라 좋았어요. 순번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웃음) 대학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거든요. 지명을 해주셨다는 점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스스로 당장 1군 진입은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강병의는 향후 2~3년간은 2군에서 착실히 배우고 익혀 실력을 갖추겠다는 다부진 의지를 덧붙였다.

"청소년 대표 선배인 오지환 선수도 있고 대학대표팀을 지낸 정병곤 형도 유격수잖아요. 제가 설 자리는 아직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길게 잡고 멀리 볼 생각입니다."

강병의는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전경기에 나섰지만 수비 자리는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출전했다. 6명을 선발한 내야수 쪽에는 강병의 말고도 강경학(동성고. 한화 2라운드 전체 16번)과 백세웅(광주일고. 롯데 4라운드 전체 28번) 등 쟁쟁한 멤버가 3명이나 버티고 있었다. 때문에 누군가는 본래 포지션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 결국 강병의가 2루로 옮겨 출전해야 했다.

"저는 괜찮았어요. 게임을 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기뻤어요. 처음엔 수비부담이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거든요. 팀에서 원한다며 그 자리를 채울 수 있고,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수비부담이 컸다고 했지만 그는 16타수 6안타, 타율 3할1푼6리로 백세웅(14타수 5안타, 타율 3할5푼7리)에 이어 전체 야수(13명)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타격 성적을 내 수비형 유격수라는 이미지도 씻어냈다.

"유지현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금 당장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대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가다보면 분명 기회는 올 거라고 믿어요."

야구 천재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야구에 대한 '감'만큼은 남다른 재능을 지닌 강병의,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드는 그의 미래를 주목해 보자.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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