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2011 신인선수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SK와의 잠실 홈경기가 열린 16일. LG는 입단계약을 완료한 2011 신인선수 9명을 구장 내 구단 사무실로 불러들여 사장, 단장과 상견례를 가졌고 박종훈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도 첫 대면을 했다.
정장을 입고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은 예비 새내기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검은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정장은 처음이라 영 어색해요. 넥타이 때문에 목도 답답하고... 너무 덥네요." 늦더위가 아직 기승을 부린 터라 이들은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하지 못했다.
경기 시작 전 신인선수들은 스카우트의 인솔 하에 구장 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처음이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어요. 솔직히 배고팠거던요.(웃음) 앞으로 여기서 계속 끼니를 해결해야죠. 물론 2군 구리 숙소 밥도 맛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웃음)"
2라운드에 지명된 이영재(북일고. 좌완)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도 밥과 반찬을 싹 비우며 허기를 달랬다. 다른 선수들도 앞에 놓인 음식에 집중하며 허겁지겁 식사를 했다. 생애 처음으로 직장(?) 내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 선수들은 이후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1루 덕아웃으로 이동했다.
"경기를 관전하러 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잠실구장 그라운드 안을 밟은 건 처음이에요. 빨리 여기서 야구해야 하는데..."
경북고-단국대를 거친 국가대표 출신 정병곤(9라운드 지명. 유격수)은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도 여기서 한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 좋겠다며 기대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4년 연속 정기전을 통해 잠실구장을 밟아봤던 고려대 김남석(5라운드. 3루수)은 정병곤과 달리 구장에 익숙하다며 여유를 보였다.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전에서 광주일고 타자들을 상대로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한 경험이 있는 정다흰(장충고. 좌완) 또한 "그 날 선발로 등판했을 때 느꼈던 짜릿함이 생각난다"며 0-1로 져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새삼 토로하기도 했다.
LG가 이미 4강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특히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는 SK와의 경기라서 그런지 이날 관중석에는 빈자리가 많은 편이었다. 그래도 변함없이 구장을 찾은 열성팬들은 1루 내야석을 절반 이상 채웠다.
장내 MC의 소개로 그라운드에 선 신인들은 각자의 개성 만점 말솜씨를 발휘, 홈 관중의 박수세례를 받았다. 모두 사전에 질문과 답변을 연습했던 그대로 별 무리 없이 인터뷰를 마친 선수들은 이후 경기를 관람했다. 공식적인 행사를 모두 소화한 이들은 한순간 긴장감이 풀어진 듯 한동안은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에 푹 빠져들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야구 하면 정말 신나고 흥분될 거 같아요. 안타라도 치면 날아갈 듯 기쁠 거 같은데... 아마 전 첫 출장이 대수비겠죠?"
안정된 수비력으로 프로무대를 밟게 된 정병곤(유격수)은 부러운 듯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봤다. 자신보다 높은 순번으로 지명된 충암고 출신 강병의(6라운드. 유격수)와의 선의의 경쟁도 기대된다며 대졸 선수로서의 여유와 자존심을 내비쳤다.
이 날 선수들은 자신이 달고 뛸 등번호도 배정을 받았는데 전체 2번으로 1라운드에 지명을 받은 임찬규(휘문고. 우완)는 우규민(현 경찰청 소속)이 달았던 1번을 받았다.
"나중에 제대하고 돌아오면 다시 되돌려드려야 한데요. 대신 야구 잘 하면 그냥 제가 쓸 수도 있다면서 잘 하라고 스카우트님이 말씀하셨어요. 휘문고 선배님이라 그냥 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번호가 너무 맘에 들어요. 기억하기 쉽잖아요."
임찬규는 이 날 새내기를 대표해 TV 인터뷰와 구장내 자체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가장 바빴는데 스스로 개인홈피를 폐쇄했다는 것을 구단에서 칭찬했다고 전했다.
"이제 새 출발이잖아요. 몇 번째에 뽑혀왔다는 건 오늘로 잊을 겁니다. 처음 야구를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할 거에요."
LG는 당초 추석 이후 선수들을 소집할 예정이었지만 면담에서 이영환 단장은 '이렇게 쉴 때가 아니다. 이미 훈련을 시작한 구단도 있다. 하루빨리 합류하라'고 재촉, 결국 팀 합류 날짜를 18일로 당겨 결정했다.
박종훈 감독 체제로 바뀐 뒤 예전과 달리 LG의 훈련량이라든가 강도가 달라졌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다는 새내기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죽을 각오로 열심히 운동할 것"이라는 투지를 불태웠다.
이들의 다짐이 성과를 봐 내년 잠실구장을 누비고 있는 신인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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