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만반의 준비를 해왔고, 더 이상 취할 조치는 없었다. 김 감독은 그저 타격연습을 하는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꼼꼼이 컨디션을 체크할 뿐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29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몰려든 수십 명의 취재진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경기 운용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한 시간 이상 말문을 이어간 김 감독의 결론은 '할 것은 다했다'는 것.
9월초부터 일찌감치 롯데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를 해왔고, 사령탑이 할 일은 이제 경기 상황에 따라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밖에 없다. 김 감독은 그 대비 사항에 대해 말을 이어가면서도 승리를 다짐했다.
"첫 시작하는 잔치, 멋있게 잘 스타트하겠다"고 운을 뗀 김 감독은 1차전 승리를 위해 선발 히메네스의 운용법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롯데의 화력이 '최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히메네스의 이닝 소화에 상관없이 3실점 상황에서 교체할 뜻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오늘 5점을 먼저 내는 팀이 이기지 않겠느냐"며 "이에 투수가 안좋으면 바로 바꿀 생각이다. 히메네스가 2점을 주면 곧바로 투수교체를 준비한 뒤, 3실점하면 교체할 것"이라고 발빠른 투수 교체를 예고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의 고열 증상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상대 선발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닐 경우, 찜찜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송승준이 괜찮으냐"고 연신 되물은 뒤 "이왕 붙은 것, 서로 완벽한 상태에서 경기를 했으면 한다. (송승준의 몸이 안좋으면) 우리도 어색하다"고 전했다.
이외에 9번 우익수로 임재철을 선발 기용한 이유도 밝혔다. 김 감독은 "(임)재철이는 경력도 있고 잘할 경우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9번타자로 배치한 것은 타격에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외야 에러가 나오면 장타로 연결된다. 수비를 잘 해주기를 바라고 기용했다"고 전했다.
또 롯데의 기동력 봉쇄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즉, '김주찬'에게 쉽게 도루를 내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김 감독은 "저쪽(롯데)은 (김)주찬이를 이용해서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발야구 맞불작전을 선언한 뒤 "주찬이가 나가면 무조건 뛴다고 봤을 때 피치아웃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볼 볼 내주다가 투수가 무너질 수 있지만 조심스럽게 견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승부를 5차전까지라고 예상했다. 일단 마음을 비우고 임하겠다는 뜻이다. 평정심으로 끝까지 승부를 펼칠 생각을 하고 임하면, 오히려 3차전에 일찍 끝낼 수도 있다는 심산이다.
김 감독은 "홈에서 1승 1패, 어웨이에서 1승 1패하고 5차전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홈) 1차전은 이겨야 한다. 그래야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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