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기세를 완벽히 회복했다. 잠실 1, 2차전 패배 후 침울했던 당시와는 달리 '적지' 사직에서 2연승을 거두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 4차전 직후 선수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김경문 감독도 "멋진 경기 펼쳐보겠다"고 5차전 최종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달라진 점은 바로 팀 장점의 회복이다. 두산은 1, 2차전서 화력의 침체는 물론 수비실책과 철벽계투진의 봉괴 등으로 고배를 바셨다. 이에 김경문 감독도 "이제 와서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느냐, 그냥 두고볼 수밖에 없다"고 허탈해 했다. 하지만 3, 4차전서 두산은 이런 부진했던 부분들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기분좋은 2승과 함께 팀 분위기를 180도 바꿔냈다.
와중에 두산은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김동주'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후반 손가락 부상을 입고 복귀한 이원석의 수비감이 못미더워 김동주를 1차전서 5번 3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2차전부터는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번 지명타자로 기용했고, 김동주는 단 한 차례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4차전까지 치렀다.
하지만 김동주는 아직까지 사령탑의 믿음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4경기 동안 15타수 4안타(2루타 1개) 타율 2할6푼7리 2득점 4볼넷이 그가 기록한 전부다. 방망이가 아주 침묵한 것은 아니지만 찬스를 살려내지 못해 타점을 올리지 못했고,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줄 홈런포도 신고하지 못했다.
김동주는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는 4경기서 13타수 6안타(2루타 1개) 타율 4할6푼2리 1홈런 7타점 4사사구(3볼넷)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게다가 3볼넷 모두가 고의4구였다. 당시 김동주의 카리스마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평소 '고참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김경문 감독은 여전히 김동주를 신뢰하고 있다. 결정적일 때 한 방 해줄 수 있는 인물로 김동주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운명의 5차전까지 오는 동안 아직 김동주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로서는 김동주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자칫하다가는 막판 '두목곰'에게 일격을 당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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