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정재훈 또 '막판 홈런 악몽'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홈런 한 방'에 삼성의 박한이는 영웅이 되고, 두산의 마무리 투수 정재훈은 준플레이오프 악몽이 재연되며 또 고개를 떨궈야 했다.

희비가 교차된 순간은 경기 막바지인 8회말 삼성 공격 때 나왔다. 5-2로 리드하던 두산은 마운드에 있던 고창성이 진갑용의 타구에 맞아 내야안타를 내주자 최후의 보루 정재훈을 내세웠다. 정재훈은 대타 박진만을 삼진으로 잡아내 투아웃을 만들었으나 이영욱 김상수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5-3으로 추격을 당한 가운데 2사 1, 2루 위기가 계속됐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삼성의 타자는 박한이. 볼 카운트는 0-2에서 박한이는 정재훈이 던진 3구째를 그대로 받아쳐 대구구장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순식간에 삼성이 경기를 6-5로 뒤집는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정재훈은 날아가는 타구를 쳐다보다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정재훈에게는 지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의 악몽이 다시금 떠올려지는 아픔의 순간이 됐다.

정재훈은 롯데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때 1차전에서는 5-5 동점이던 9회초 전준우에게 결승 솔로 홈런, 2차전에서는 연장 10회초 1-1 동점 상황에서 이대호에게 역시 결승 스리런 홈런을 내준 바 있다.

그 악몽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다시 재연되면서 정재훈을 비롯해 두산 벤치는 모두 허탈한 탄식을 내뱉어야 했다. 물론 역전 홈런을 날린 박한이는 영웅이 됐고, 삼성 덕아웃은 열광의 환호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