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위용이 무섭다. 아무리 플레이오프 혈전을 치르고 올라왔다고는 해도 안정된 전력의 삼성을 상대로 내리 3승을 쓸어담았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체력을 비축한 SK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실전감각을 살렸다는 삼성을 압도했다.
SK는 18일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카도쿠라의 2이닝 1실점 조기강판 후 철벽불펜진을 가동하면서 4-2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9회말 송은범의 제구난조를 틈타 1점을 보탰지만, 긴급 등판한 (작은) 이승호라는 마지막 벽을 넘지못하고 무기력하게 승리를 헌납했다.
이로써 SK는 인천 1, 2차전 뿐만 아니라 3차전마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는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동안 매경기 박빙 승부를 벌여 지쳤다고는 해도 삼성이 이렇게까지 SK에게 일방적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한 이는 없었다.
시리즈 전 선동열 감독과 박한이는 두산과의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통해 선수단의 실전 감각 및 자신감이 고양돼 해볼 만하다고 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모조리 원사이드 게임이었다. 김성근 SK 감독은 "경기감각이 걱정된다"고 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엄살이었던 셈이다.
3차전서 쐐기 1타점 적시타를 보탠 박정권은 한국시리즈를 기다리는 동안 SK 선수단이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전했다. 삼성이든 두산이든 올라오는 팀을 생각하지 않고 팀내 전력 추스리기에만 신경을 썼다고 한다.
박정권은 "(플레이오프를 이겨낸) 삼성의 분위기가 좋고 리듬을 탔다는 말이 있던데, 이런 부분을 우리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할 것만 준비했다"며 "SK의 야구만 생각했다. 선수들이 자기 할 것만 했다. 삼성쪽이 좋다 나쁘다 이런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소진된 체력을 회복한 '비룡군단'은 상대가 기세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집단이 아니었다. SK는 준비해야 할 것(?)만 하면서 삼성을 3연패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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