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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후보' 오지환, LG에 전한 의미


2010시즌 신인왕이 25일 오후 2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양의지(두산)의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후보에 이름을 올린 LG 트윈스의 오지환에 새삼 눈길이 간다.

최근 몇 년간 LG는 '유망주들의 무덤'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따라 붙었다. 신인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고 타 팀으로 이적시킨 유망주들이 줄줄이 이적 후 기량을 폭발시키며 주전 선수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신인왕에 제대로 된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했다는 것도 LG가 신인 농사에 실패했음을 드러내는 한 예다. 2006년 신인왕 후보에 우완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이 이름을 올렸던 것이 전부다.(*표 참조)

그러나 LG는 역대 신인왕을 5번이나 배출했을 정도로 좋은 신인들이 많이 탄생했던 구단이다. LG의 신인왕 '5회 수상'은 현대(6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치다. LG는 1986년 김건우를 시작으로 이용철(1988년), 김동수(1990년), 유지현(1994년), 이병규(1997년) 등 2000년대 이전에는 5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1994년에는 유지현을 비롯해 김재현과 서용빈이라는 걸출한 '신인 트리오'의 힘을 앞세워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영광도 안았다.

LG는 신인 육성 실패와 맞물려 팀 성적도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2002년 준우승 이후 올해까지 5위가 최고 성적이다. 올 시즌 오지환이라는 주목받는 신인의 등장은 그런 의미에서 LG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지환은 2009년 LG에 1차지명(계약금 2억8천만원)돼 기대 속에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에는 주로 2군에서 기량을 닦은 후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낮은 타율(2할4푼1리)과 많은 수비실책(27개)에도 13홈런 13도루를 기록하는 등 신인치곤 장타력과 빠른 발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았다. 유격수 수비 역시 경험을 쌓아 단점을 보완한다면 대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인 포수 최초로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두산의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등장한 양의지가 아니었다면 오지환은 나머지 후보들과 충분히 신인왕을 두고 각축을 벌일 수 있는 성적이다.

박종훈 LG 감독도 올 시즌 내내 오지환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며 팀의 미래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몇 년간 대형 FA 영입 등으로 전력을 보강해왔던 LG로서는 오지환과 같은 신예 선수들이 쑥쑥 자라나 기존 전력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재 오지환은 대륙간컵 국가대표로 선발돼 우규민(현 경찰청)과 함께 대만 타이중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고 있다. 이번 신인왕 수상 가능성은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신인왕 후보' 오지환이 LG에 전하는 희망은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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