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교체카드가 100% 만족스러운 효과를 냈다.
지난 23일 UAE와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교체카드는 많은 질타를 받았다. 연장 후반 15분에 골키퍼 이범영을 투입시켰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체력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필드 플레이어 대신 승부차기를 위한 골키퍼 교체카드를 썼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UAE에 실점을 허용했고 홍명보호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승부차기를 위해 교체한 이범영을 써보지도 못한 채 패배의 쓴 맛을 봤다. 120분 안에 적극적으로 승부를 낼 생각을 하지 못한 홍명보 감독의 소극적인 판단에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이런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홍명보호는 25일 이란과 동메달 결정전을 펼쳤다. 이란은 한국의 천적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이란에 40년 동안 승리하지 못했고 지난 2006년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한국은 이란에 패해 4위에 머물러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어려운 상대 이란을 만난 홍명보 감독은 이날 최고의 용병술을 선보였다. 전반 32분 홍철이 부상으로 나가자 공격수 지동원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후반 시작과 함께 김정우를 빼고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아 체력적인 부담이 없는 윤빛가람을 기용하고, 후반 15분 마지막 카드로 조영철 대신 서정진을 선택했다.
홍명보 감독의 교체카드는 100% 적중했다. 0-2로 뒤지다 후반 구자철의 추격골로 1-2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1분 만에 다시 이란에 골을 내주며 1-3으로 벌어졌다. 한국의 추격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투지를 발휘했다. 그 중심에 이 세 명의 교체카드가 있었다. 윤빛가람은 연신 매서운 패스와 슈팅으로 한국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리고 서정진은 빠른 스피드와 돌파로 2골을 어시스트 했다. 후반 32분 아크 오른쪽으로 오버래핑하며 스루패스를 받은 서정진이 반대편에 있던 박주영에게 완벽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박주영은 텅 빈 골문을 향해 여유롭게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또 서정진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던 이는 다름 아닌 윤빛가람이었다. 서정진은 후반 42분 지동원의 동점골 역시 정확한 패스로 도왔다.
지동원은 극적 승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2분 만에 동점골, 역전골을 터뜨렸다. 지동원은 서정진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후반 42분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43분 이번에는 윤석영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가히 '지동원 타임'이었다.
이번 이란전의 짜릿하고 통쾌한 승리로 한국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UAE전의 아픔과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특히 UAE전서 실패를 부른 용병술로 뭇매를 맞았던 홍명보 감독도 이번 이란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감과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광저우=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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