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리 중 2자리를 확보하라!"
'코리안특급' 박찬호(37)가 '국민타자' 이승엽(34)과 함께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찬호와 오릭스 구단은 20일 입단 계약에 합의했음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두 야구 영웅이 한 팀에서 외국인선수로서 활약을 펼치게 되는 꿈의 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이젠 박찬호와 이승엽이 벌이게 될 오릭스의 외국인선수 쿼터 경쟁에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국팬들이 고대하는 '박찬호가 던지고 이승엽이 때리는'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1군 등록 외국인 선수를 4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찬호와 이승엽이 그 중 2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현재 오릭스에서 한국인 듀오를 제외하고 주전이 예상되는 용병은 3명 정도로 압축된다. 기존의 아롬 발디리스(27)와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영입한 알프레도 피가로(26), 마이크 헤스먼(32)이다.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는 155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통산 13경기 2승 4패 6.5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8경기에 등판해 2패에 그쳤지만 아직 어린 나이인데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루수 요원인 마이크 헤스먼은 피가로와 함께 이번 오프시즌에 영입한 선수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미국 대표로 활약하며 한기주(KIA)로부터 홈런을 뽑아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8년 한신에서 데뷔한 내야수 아롬 발디리스는 올 시즌 오릭스로 이적한 선수다. 한신에서는 2008년 2할2푼7리, 2009년 1할3리의 타격을 기록할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지만 올 시즌 오릭스에서는 타율 3할1리 14홈런 50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올 시즌 타율 3할3푼1리 24홈런 82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강타자 알렉스 카브레라(39)가 소프트뱅크로 팀을 옮긴 것이다. 포지션과 장타력이 겹치는 카브레라의 부재는 이승엽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일단 박찬호와 이승엽은 큰 문제 없이 주전자리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찬호의 무시할 수 없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과, 이승엽의 거포 이미지를 높이 사 영입을 결정한 오릭스다. 또한 두 선수에게 한-일을 아우르는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때문에 어지간한 부진이나 부상이 없는 한 두 한국인 특급 스타의 1군 엔트리 진입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피가로와 헤스먼이 아직 일본 무대에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박찬호-이승엽이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낙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박찬호와 이승엽에 나머지 외국인선수를 더하면 5명이다. 이들 중 한 명은 1군에 머무를 수 없다는 뜻이다. 어쨌든 경쟁은 벌어질 것이고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한일 양국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박찬호와 이승엽의 오릭스 조우. 한국의 슈퍼스타 두 명이 오릭스에서 주전자리를 꿰차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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