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도자와 구단 경영을 두루 경험한 황보관(45) 신임 FC서울 감독의 말투에서는 최고경영자(CEO)형 사령탑 냄새가 묻어나왔다.
29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 인터뷰룸에서 FC서울의 신임 황보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과 2년 계약을 맺은 황보관 감독은 "16년 만에 귀국했다. 오늘까지만 FC서울 감독으로서의 영광을 즐기고 내일부터는 팀을 어떻게 이끌지 고민을 하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서울대 출신의 황보관 감독은 1988년부터 유공 코끼리(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로 출전, 대포알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으로 팬들에게 많이 기억되고 있다.
황보관 감독은 "결국 서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하나가 될 수 있게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재미와 흥행을 동시에 잡는 축구를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스피드와 균형잡힌 축구로 서울을 이끌겠다는 황보관 감독은 "기회를 잘 살려 구단과 선수단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따로 노는 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가 배어 있었다.
명문구단으로 도약하는 팀의 감독을 맡게 됐다는 부담이 컸던지 황보관 감독은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회사가 추구하는 재미와 성적을 자연스럽게 잡아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1999년 코치로 일본 J리그 오이타와 인연을 맺었던 황보관 감독은 강화부장, 부사장 등 구단 안팎의 일들을 두루 경험했다. 유소년 시스템 구축으로 선수 배출의 젖줄을 만들었고 연고지 정착에 앞장서는 등 지역 밀착 마케팅 경험도 풍부하다.
때문에 그의 말에는 '구단=회사'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었다. 황보관 감독은 "축구를 통해 사회가 밝아지면 좋을 것이다"라며 "늘 생각해야 하는 것이 FC서울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공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잡는 구단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에게도 축구 자체를 '서비스'로 강조하겠다고 밝힌 그는 "축구가 꼭 운동장에서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뛰면서 팬들에게 서비스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팬서비스의 출발점은 라이벌 수원 삼성과 좋은 경기를 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내년 시즌 서울이 수원과 첫 경기를 갖는 것을 알고 있는 황보관 감독은 "더비전에서는 꼭 이겨야 한다. 당연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 뒤 "일본에서는 우라와 레즈가 원정에서도 5~6천 명의 팬들을 몰고 다닌다. 서울을 그런 팀으로 만들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