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38, 시애틀 매리너스)가 T-오카다(23, 오릭스)의 배팅 파워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며칠 전 자신이 던졌던 'T-팬티' 농담을 잊고 이치로는 진지한 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23일자 '스포츠호치' 등 일본언론은 지난 22일 고베에서 가진 이치로와 T-오카다의 합동훈련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이치로는 T-오카다의 타구를 지켜보면서 칭찬을 연발했다고 한다.
이치로는 비시즌 일본에서의 개인훈련을 함께 할 정도로 아끼는 후배인 T-오카다에게 최근 'T-팬티을 입으라'고 농담을 던졌다. 올해 최대신인으로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사이토 유키(니혼햄)와의 인기경쟁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뜻으로 던진 진담(?)섞인 농담이었다.
사이토는 워낙 언론 및 팬들의 관심을 몰고다녀 훈련 때 하고 나오는 넥 워머의 색깔도 화제가 될 정도. 이치로는 T-오카다에게 보다 팬들의 이목을 끌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면서 T-팬티 얘기를 꺼낸 것이다. 물론 T-오카다는 난감함을 내비치면서 거절했고, 이치로의 주문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22일 이치로와 T-오카다는 본격적인 프리배팅 대결을 벌였다. "T-팬티를 입는 모습을 정말 보고 싶다"고 장난을 치곤 했던 이치로는 "(진지한) 연습이므로 그런 장난은 오늘은 없다"고 언급하며 훈련에 임했다.
실제로 이날 이치로는 100회의 프리배팅 중 29발을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시즌 퍼시픽리그 홈런왕인 후배와의 대결이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물론 T-오카다도 진검승부를 펼쳐 64회의 프리배팅 중 홈런을 17개나 터뜨렸다.
특히 이치로는 외야수비 연습 중 T-오카다의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치로는 "좀처럼 일본인에게서는 볼 수 없는 기량이다. 타구의 질도 좋다"며 "날아가는 공이 떨어지지 않는다. 2년 전과는 전혀 다르다. 자신감이 넘친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치로는 "(T-오카다가) 좋은 힘을 얻었다. 굉장하다"고까지 덧붙였다.
물론 T-오카다 역시 이치로의 타격에 "타구의 속도도, 스윙법도 전혀 다르다. 생각했던 곳으로 최단코스로 (배트가) 나온다. 공부가 됐다"고 합동훈련의 소감을 전했다.
이를 두고 일본언론은 이치로가 화제를 만들기 위해 언급한 'T-팬티 지령'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T-오카다의 기량을 직접 본 이치로가 장난스럽게 후배를 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치로와 'T-팬티' 해프닝은 이렇게 마감됐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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