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K리그 챔피언 FC서울. 우승의 영광과 환희도 잠시였다.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승 멤버들이 하나 둘씩 서울을 떠났다.
서울 공격의 '핵' 정조국이 프랑스 리그로 떠났다. 서울의 오른쪽과 왼쪽을 책임지던 최효진과 김치우는 상무에 입대했고, 우즈베키스탄 '영웅' 제파로프 역시 서울과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수비의 '핵' 김진규도 중국으로 떠났다. 이렇게 골키퍼를 제외한 서울의 베스트 멤버 중 절반 가까이가 팀과 이별했다.
K리그 2연패, 그리고 올 시즌 참가하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새로운 도전 과제를 받아든 서울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많은 주축 멤버를 잃었기에 서울의 리그 2연패, ACL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K리그 대부분의 팀들이 겪어야만 했던 '우승 후유증'을 서울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서울은 자신감이 넘친다. 스타군단 서울은 이제 없어졌지만 K리그 2연패와 ACL 정상 도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별이 있으면 만남도 있는 법이다. 아쉬운 이별로 서울의 전력은 분명 약화됐지만 새로운 만남으로, 또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더욱 끌어내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려 한다.
새로운 만남의 출발이자 정점에 황보관 감독이 있다. 16년간 일본 생활을 접고 서울의 비상을 위해 황보관 감독은 서울의 사령탑을 맡으며 한국 땅을 밟았다. 자율과 책임, 그리고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며 새로운 서울, 더욱 강해진 서울을 만들기 위해 황보관 감독은 모든 것을 걸었다.
황보관 감독은 "감독과 선수, 선수와 선수, 선수와 구단, 서로의 소통이 중요하다. 올해의 큰 테마가 바로 소통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이다. 눈높이를 낮춰 눈을 보고 이야기할 것이다. 이런 소통이 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성적과 팬심을 모두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보관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널이다. 성적도 좋고 팬들도 열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축구를 구사할 것이라 팬들과 약속했다.
2000년 안양 LG(FC서울 전신)의 우승멤버 김동진의 복귀도 반갑다. 김동진은 4년반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두 번의 월드컵 경험, 러시아 무대에서의 경험, 그리고 친정팀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뭉친 김동진의 합류는 서울에 날개 하나를 달아준 셈이다.
또 '왼발의 달인' 몰리나가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몰리나는 자타 공인된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지난 시즌 성남을 ACL 정상으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몰리나가 있는 팀이 곧 K리그 우승후보라는 말이 들릴 정도다. 또 한 명의 최고 용병 데얀과 맞출 호흡이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동진과 몰리나의 합류가 떠난 이들의 공백을 매워줄 것이라 서울은 믿고 있다. 아울러 이승렬의 성장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서울의 신예들이 2011년 K리그를 기다리고 있다.
'캡틴' 박용호는 "서울에는 좋은 자원들이 많이 있다. 지난 시즌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가 간다면 제2의 김진규, 최효진, 정조국이 등장할 것이다. 그 친구들이 성장하면 서울도 성장할 것이다. 이제 서울은 '선수빨'이 아닌 조직력과 팀 컬러로 승부를 할 것이다. 성적과 흥행에서 자신이 있다"며 2011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했지만 새로운 만남으로 더 큰 활력을 얻은 FC서울. K리그 2연패와 ACL 첫 우승의 꿈을 안고 2011년을 힘차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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